24시간 내 삭제 허용…삭제자 특정도 불가
완전 삭제 방안은 검토만…"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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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는 지난 12일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기능을 개선해 하루 안에 보낸 메시지를 지울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카카오가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가능 시간을 기존 5분에서 24시간으로 늘리고, 삭제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도록 개선한 가운데 '메시지가 삭제되었습니다'라는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대화의 신뢰를 지키고 오프라인 대화처럼 한 번 발화한 내용을 완전히 지우지 않는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입장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기능을 개선해 하루 안에 보낸 메시지를 지울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전송 후 5분 이내에만 삭제가 가능했지만, 이번 업데이트로 최대 24시간까지 삭제할 수 있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이모티콘 등 모든 유형의 메시지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삭제된 메시지 표기 방식도 바꿨다. 과거에는 메시지를 삭제하면 발신자 말풍선에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흔적이 남아 삭제자를 특정할 수 있었으나, 이번 개편으로는 말풍선이 아닌 대화 피드에만 '메시지가 삭제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표시돼 삭제자를 알 수 없게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대화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고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메시지 삭제 기능을 대폭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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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는 이번 기능을 카카오톡 25.7.0 버전에서 제공하며, 기기와 운영체제(OS)별로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더팩트DB |
이용자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진작 있었어야 할 기능", "민망한 실수도 이제 마음 놓고 수정할 수 있다" 등 긍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20대 직장인 A 씨는 "5분 안에 잘못 보낸 걸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유가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삭제 흔적은 그대로 남아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이용자는 "삭제 사실도 안 보이게 해달라", "흔적이 남으면 다른 사람들이 무슨 메시지를 지웠는지 묻게 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반대로 "삭제 여부는 상대방이 알 수 있어야 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특히 일각에선 메시지 삭제 흔적마저 사라질 경우, 분쟁이나 범죄 수사 과정에서 대화 기록 확보가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삭제 사실조차 알 수 없게 되면 민감한 내용이나 문제 소지가 있는 발언을 의도적으로 지우는 데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우려에 선을 긋는다. 허윤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흔적 없는 삭제가 되더라도 포렌식을 하면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 자체는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며 "카카오톡은 사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지, 수사 편의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수사 편의를 이유로 삭제 흔적을 남겨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삭제 흔적을 남기는 이유에 대해 '법적 필요'보다는 '서비스 철학'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대화에 가까운 환경을 제공하자는 철학을 지니고 있다"며 "오프라인 대화에서도 한 번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듯, 메신저에서도 (원칙이) 달라져선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메시지 삭제 기능은 지난 2018년 8월 발신자의 발송 실수를 '일부'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며 "이번 개선도 같은 맥락에서, 이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법적 증거 보전 필요성을 염두에 둔 조치냐는 질문에는 "그런 고려는 전혀 없었다"며 "그런 목적이었다면 애초에 메시지 삭제 기능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는 내부적으로 흔적 없는 완전 삭제 방안을 검토한 적도 있다. 그러나 적용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삭제 흔적을 완전히 없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번 기능을 카카오톡 25.7.0 버전에서 제공하며, 기기와 운영체제(OS)별로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sohyu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