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 대금 증가·금리 안정 등 영향
전 사업 부문 고른 성장세
정책發 투심 위축 등 하반기 불안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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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상반기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따냈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한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코스피 호황에 힘입어 잇달아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거래대금 증가와 새 정부 출범 후 자본시장 회복 기대감이 맞물려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크게 늘었고, 금리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기업금융(IB)이나 운용수익 부문에서도 실적 잔치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다만, 하반기에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 공시를 마친 현대차증권, 우리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유의미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아직 잠정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미래에셋증권 등도 호실적이 관측되고 있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증권은 올해 상반기 4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지난해 연간 기록한 순이익 362억원을 반기 만에 훌쩍 넘겼다. IB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리테일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우리투자증권도 미소를 띠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상반기 171억원의 순이익을 따내는 성과를 냈다. 특히 투자매매업 인가를 받은 4월부터 집계된 2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뛴 순이익 159억원을 따내면서 청신호를 켰다.
지난해 말 1300억원대 LP 손실로 아픔을 겪은 신한투자증권도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5% 급증한 순이익 2589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잔치 대열에 합류했다. IB부문과 자기매매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대형사도 실적이 개선됐다.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각각 5457억원, 4651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뤘고,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 자금 유입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리딩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반기 만에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브로커리지 수익을 비롯한 전 사업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 대비 44.2% 늘어난 1조252억원을 따냈다. 영업이익도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반기 만에 1조원(1조1479억원)을 돌파했다.
KB증권과 하나증권은 부동산 등 자산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부담 영향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KB증권은 IB·자산관리(WM)·S&T 부문 등에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수익이 성장하면서 주력 사업에는 수익성에 이상이 없었으며, 하나증권도 S&T 부문에서 금리변동에 대비한 선제적 채권운용 포지션을 구축하고 국내 파생결합증권 발행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긍정적 성과를 시현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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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권사들은 상반기 증시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정책발 변동성 확대나 관세 리스크 등 영향으로 실적이 위축할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업계에서는 상반기 증권사 실적 개선 배경에 대해 주식시장 유동성 확대와 금리 안정 등을 꼽고 있다. 주식시장의 경우 탄핵 국면이 마무리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올해 출범한 대체거래소(ATS)의 등장 등 신규 플랫폼 도입에 따른 유동성 증가와 6월 들어 코스피가 3년여 만에 '삼천피(코스피 지수 3000)'을 기록하는 등 단기적인 급등세가 영향을 미쳤다. 채권이나 발행어음 관련 운용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가 지난해와 달리 진정세를 보인 것도 한몫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국내 증권사들이 하반기에도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호실적이 점쳐지나 부침을 겪는 곳도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눈길을 끈다. 실제로 브로커리지보다 운용 부문에 강점이 있는 삼성증권은 대형사 중 유일하게 실적 감소세가 관측됐고, 세제 개편 등 정부의 증시 관련 정책에 따른 변동성과 여전한 관세 불안 등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아울러 증시 호황의 이면으로 꼽히는 증권사별 신용공여 한도 확대도 향후 불안감을 가중하는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롯데글로벌로지스, DN솔루션즈 등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꼽힌 IPO 부문에서도 지난해만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증권사 호실적을 견인한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남아 있다. 정부의 상법 개정 등 증시 부양책이 주주를 보호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역설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측면을 흔들게 된다면 자본시장 제도에 대한 방향성 등이 IPO 시장을 포함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