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엔무브 합병설 솔솔…SK이노, 상장 좌초 해법 찾나더팩트 기사제공: 2025-07-30 11:42:01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과 SK엔무브 간 합병설이 끊임없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장용호 신임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SK그룹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과 SK엔무브 간 합병설이 끊임없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업 재편에 한창인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사업의 핵심 자회사들을 합쳐 재무 안정과 기업 가치 제고 효과를 노린다는 분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과 SK엔무브 합병설은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윤활유 전문업체 SK엔무브의 지분 30%를 매입해 SK이노베이션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시장에서 힘을 받았다.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 절차를 잠정 중단하고 자회사로 편입한 이번 조치가 SK온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이다.

SK그룹이 윤활유 제조사인 SK엔무브를 배터리사인 SK온에 흡수합병시키는 방안은 꾸준히 거론됐다. 지난해에도 합병설이 나왔으나 당시에는 재무적 투자자(FI)의 반대로 유야무야됐다.

양사가 실제로 합병하면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SK온의 지난 1분기 부채비율은 251%로 LG에너지솔루션(99.23%)과 삼성SDI(89.02%)를 크게 웃돈다. 무디스가 지난 3월 "배터리 부문의 지속적인 부진과 높은 부채 부담"을 이유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신용 등급을 투자적격등급(Baa3)에서 투자부적격등급(Ba1)으로 하향 조정했을 정도다. 이런 악조건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 따른 적자 속에서도 조 단위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SK엔무브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왔다. 박상규 전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SK엔무브는 기유(석유계 윤활유의 주원료) 시장 세계 1위 업체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과 SK엔무브 합병설은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윤활유 전문업체 SK엔무브의 지분 30%를 매입해 SK이노베이션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시장에서 힘을 받았다. /더팩트 DB

전기차 관련 사업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SK엔무브는 전기차 윤활유 공급 외에도 차량용 냉매와 냉난방공조 등 전기차 특화 열관리 솔루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액침 냉각 기술 개발에도 뛰어들어 AI데이터센터와 ESS 등 액침 냉각 솔루션별 최적화된 제품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일단 SK이노베이션은 공시를 통해 "당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업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포함하여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두 회사 합병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한 뒤 상장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급변한 시장 분위기가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기존 계획대로 SK온과 SK엔무브를 각각 증시에 올리면 중복 상장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과제들은 지난 5월 말 취임한 장용호 신임 총괄사장의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장 사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한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간담회)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 재편)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전기화 시대에 가장 경쟁력 있는 에너지 회사"라며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차 내비치기도 했다. 최근 개최한 직원 대상 타운홀미팅에서는 2026년까지 △부채 8조원 개선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조 단위 증대 △신용등급 투자적격 달성 등 3대 과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