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해킹으로 주가 하락 시기에 김동녕 회장 막내딸에게 지분 증여
'ESG 경영' 강조해온 그룹 이미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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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세예스24홀딩스가 지난달 예스24가 랜섬웨어 해킹을 당해 주가가 출렁이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가 지분 증여에 나서 구설에 올랐다. 사진은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 /한세예스24홀딩스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한세예스24그룹이 강조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실천보다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계열사인 예스24가 랜섬웨어 해킹을 당해 주가가 출렁이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지분 증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해킹 피해에 대한 사과와 보상안에 대해서는 늑장으로 대응한 반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틈을 타 증여에 나선 것은 '지속가능경영'을 앞세운 기업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전 계열사적으로 ESG 경영을 강조해온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이 예스24 해킹 사태로 시끄러웠던 지난달 막내 딸인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에게 한세예스24홀딩스 주식 200만주를 증여한 것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김 회장이 지난달 김지원 대표에게 한세예스24홀딩스 주식을 증여한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증여로 김 대표의 한세예스24홀딩스 지분율은 5.19%에서 10.19%로 늘어났다. 반면 김 회장의 지분은 16.99%에서 11.99%로 감소했다. 증여가 이뤄진 지난 6월 12일 종가(4140원)기준으로 증여 규모는 83억원이다.
올해로 80세인 김동녕 회장이 증여를 통해 승계 작업을 진행해온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다만 이번 지분 증여의 경우 한세예스24그룹이 해킹 피해로 홍역을 치르던 와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이 사태로 당시 한세예스24홀딩스 주가가 약세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세예스24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증여는 예스24 사태와는 별개로 예정되어 있던 사안"이라며 "증여 시점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여세는 증여기준일 전후 각 2개월간의 종가 평균으로 과세가액이 결정되는 만큼 일시적인 주가 하락은 증여세 절감에 많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한세예스24홀딩스 측 설명이다. 주가 하락을 기대하고 증여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간 ESG 경영을 강조하며 각종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아온 만큼 비판은 거세다.
실제로 한세예스24홀딩스는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실시한 'ESG 평가'에서 지난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으로 종합 A등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기업이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경영진의 책임성, 내부 통제 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배구조' 부문에서 A등급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예스24 해킹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대응으로 그간 쌓아온 신뢰가 훼손됐다는 평가다. 증여도 논란이 됐지만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점도 비판을 받았다.
계열사인 예스24는 지난달 9일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홈페이지, 앱, 전자책 서비스, 공연 예매 등 온라인 서비스가 마비돼 혼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예스24는 ‘시스템 장애’로 초반 공지했다가 이후 해킹 피해를 인정하는 등 정확한 사실을 즉시 알리지 않아 빈축을 샀다. 또한 해킹 사고로 예스24가 먹통이 된 지 일주일 뒤에야 경영진의 공식 사과문 나온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은 ESG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들"라며 "한세그룹이 이번 해킹 사태에서 보여준 태도는 그간 강조해온 'ESG 경영'이 구호에 그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세예스24홀딩스는 최근 '2025년 지속경영가능 보고서'를 공개해 ESG 경영 실천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보고서에서 김동녕 회장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다"며 "공정한 경영 원칙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회장은 "기업의 발전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과 연결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