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3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3일 서울 영등포전통시장 부근 주택가 전기계량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7~9월에 전기요금을 올릴 수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h당 5원으로 전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양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단기 에너지 가격 흐름을 반영한 연료비조정요금 계산 기준이 바로 '연료비조정단가'다.
직전 3개월간 연료비 변동 상황을 고려해 ㎾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분기 연료비조정요금을 동결하고 기본요금을 비롯한 나머지 요금도 인상하지 않아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앞서 산업부는 한전 경영난 등을 반영해 지난해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했으나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했다.
최근 3개월간 연료비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올 3분기 한전은 연료비조정단가를 ㎾h당 -6.4원까지 하향 조정해야 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한전 재무 상황이 여전이 악화일로인 데다 전기요금에서 가장 비중이 큰 전력양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만큼 3분기에도 연료비조정단가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라고 통보했다.
통상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전기요금은 동결돼왔다.
이재명 정부 역시 물가 인상 등을 고려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냉방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 특성상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전기요금은 장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금은 국내 경제 상황이 나쁘고 민생이 어려워서 당장 손대기는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제는 전기요금이 동결되면서 한전 경영난 해소가 요원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한전은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기를 판매해왔다.
이에 지난해 말 한전의 연결 기준 총부채는 205조181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누적 영업적자는 지난 1분기 기준 30조9000억원에 달한다.
한전이 매일 지출해야 하는 일일 이자는 1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한전 재무 상황과 연료비조정금액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2분기와 동일한 ㎾h당 5원을 적용할 것을 정부가 통보해왔다"며 "한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도 이행해 달라고 통보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김유진 기자 ujeans@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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