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자국 이기주의 확장을 외쳐온 트럼프 관세협상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시류를 앞서가는 판단이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 정부 협상단이 모든 관셰를 25%로 올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던 미 정부를 상대로 최선의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화그룹의 속이 알찬 조선업 투자 약속이 미국의 강경한 협상 파트너들을 주저앉히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갈망 MRO에 초점, 필리조선소 확장으로 환심”
한화그룹 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요즘 방산 조선 분야에서 가장 핫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이 때문에 미국이 중국에 밀리며 체면을 구기고 있는 조선업에서 큰 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 있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아메리카 조선업 부활을 위해 총력전에 나선 상태다. 미국은 해군력을 증강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2054년까지 300억 달러(약 42조원)를 들여 함정 364척을 신규 건조하겠다고 밝힌 상태.
그러나 미국 조선업 상황은 이미 수혈이 불가능할 정도로 생태계가 망가진 것이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민간 수요조차 충족시키지 못하는 조선업 건조 실력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큰 소리를 쳐 온 에너지 분야도 수송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액화천연가스(LNG)선, 컨테이너선 등 민간의 상선 수요도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는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은 지난해 0.5%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부 협상에 앞서 미국으로 날아간 김동관 부회장은 이 점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투자를 강화하면서 미국의 부족한 조선업 생태계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미국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한화그룹은 “미국 한화필리십야드(필리조선소) 확장, 신규 조선소 건설, MRO 확대 등을 통해 미국 조선업 재건에도 앞장서겠다”고 수차 밝혀 온 상황. 이미 한화오션은 미국 계열사인 한화필리십야드(필리조선소)가 한화해운으로부터 수주한 348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척을 공동 건조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31일 협상 타결 이후 “재계 지도자들이 와서 나름 미국 내 인맥을 총동원했다”고 기업 총수들의 지원에 감사 인사를 표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의 미국 시장 진출 효과가 확실한 조선업 펀드 조성을 우리 정부가 꺼내면서 협상 분위기가 유리해졌다는 것이다.
정부 협상단은 미국을 설득하는데 조선 펀드를 적극 활용했다.
이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유지·보수·정비(MRO), 조선 기술력 지원과 기술진 양성, 조선 기자재 확충 등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사업 펀드이다.
레퍼런스는 충분하다.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을 3차례 수주해 미국 해군이 요구하지 못했던 분야까지 꼼꼼하게 유지보수하며 명성을 얻어냈다.
김동관 부회장 물밑 역할에 호평
재계가 민관 협력을 진행하며 이번 협상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에 대해 새 정부 고위인사들도 감사 이야기를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특히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의 활약과 협상 지원에 대해 칭찬이 자자하다.
김 부회장은 주요 그룹 총수로는 처음 미국 출국길에 올랐다. 한화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들고 나가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카드를 구체화한 것도 김동관 부회장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붕괴된 미국 조선업 재건을 돕겠다는 것으로, 그동안 세계시장을 휘둘러 왔던 일본이나 유럽연합도 미처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은 트럼프 취임 초기부터 미국 관료들과 재계 인사들로부터 주목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된다. 관계 인사부터 워싱턴DC K스트리트의 대형 로펌, 전략 컨설팅사 등에서 그를 바로보는 기대감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그토록 강력하게 원하는 조선업을 글로벌 최정상으로 이끌고 있는 데다 세인트폴고등학교를 거쳐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면서 막강한 지인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당연히 미국식 사업 문화에 익숙하고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열리는 미팅에서 대화의 예의도 가장 잘 아는 인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김 부회장이 협상에서 힘을 얻을 수 있게 지원한 것은 말로만 아니라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갈 수 있는 실천력을 갖추고 있고 실적에서도 강력한 수치를 보여준다. 그의 인맥과 활동 영역이 이미 미국에선 상당히 알려져 있고 신뢰 또한 크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한화오션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1일 올해 2분기 매출 6조2735억원, 영업이익 864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7%, 영업이익은 156.3% 증가한 수치로. 당기순이익은 2877억원으로 1년 전보다 79.9% 늘어났고 영업이익률은 13.8%였다.
한화오션의 경우 조선·해양플랜트 기반 주력 기업으로, 해양 구조물 및 선박 건조뿐 아니라 방산 해양체계, 잠수함 구조물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 중이고 글로벌 최소 수준의 실력을 곳곳에서 입증해 내고 있고 실적도 눈부시다.
한화오션은 상선사업부의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선 판매가 확대되며 매출 3조2941억원, 영업이익 3717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시스템의 매출은 7682억원, 영업이익은 33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그룹 고위관계자는 “마스가 프로젝트, 1500억달러 조선 협력 전용펀드 기반 사업에 적극 참여해 한국 조선업 발전에 총력을 쏟을 것”이라며 “미국 필리조선소 확장, 신규 조선소 건설, MRO 확대 등을 통해 미국 조선업 재건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 한 달간 주가가 급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1일 오전 12시 주가는 11만 3,600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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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오른쪽 첫 번째) 미국 해군성 존 필린 장관(오른쪽 두 번째)에게 선박 블록 조립공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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