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걱정 없는 AI 학습 환경 필요"…기업들, 데이터 규제 해법 제안(종합)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7-25 15:43:32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고 싶어도, 학습시킬 데이터가 없습니다.
공공 데이터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쓸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함부로 쓸 경우 소송 리스크도 큽니다.
"

25일 서울 마포구 SW마에스트로 연수센터에서 열린 'AI 3대 강국을 위한 데이터 규제혁신 간담회'. 현장에 모인 AI·데이터 기업들은 하나같이 데이터 접근 장벽과 모호한 규제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 등 실증 기반의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업계는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AI 모델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교과서, 수능, 공무원 시험 같은 한국 특화 데이터를 쓰고 싶은데, 구매 방법도 가격도 알려주는 곳이 없다"며 "저작권 징수처럼 '데이터 연금제'를 만들면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영상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의 정진우 이사는 "방송 원본, CCTV 등 고품질 원본 영상은 AI 성능 향상의 핵심인데도 개인정보 논란 탓에 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무엇이 비식별 정보인지 명확한 기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행의 폐쇄형 데이터 안심구역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아니다"며 "민간 클라우드 기반 유연한 학습 환경으로 전환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은 특히 "시간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는 입법이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만큼, 규제 샌드박스나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실증 환경을 조속히 마련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최홍섭 마음AI 대표는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선 시간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며, 법 개정처럼 장기 과제는 병행하되 당장 학습부터 가능하도록 실효적인 단기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습은 허용하되 활용은 유예하는 방식처럼 시행령 수준에서 열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추진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아울러 "(스타트업이 법적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되지 않도록) AI 데이터 학습 관련 소송 리스크를 보증해주는 정책성 보험 도입도 검토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AI 경쟁력은 데이터에 달려 있고, 이를 확보·활용할 수 있는 제도 기반을 만들기 위해 정부도 준비하고 있다"며 "규제 샌드박스를 포함해 실증 기반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