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자신(부모)의 생각을 주입하지 마세요.6

그땐 몰랐는데 그랬던 것 같아요.

그냥 글을 짓고 쓰고 상상하는 게 재밌었고

다른 이들이 내 글을 보고 좋아하는 게 좋았어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크고 작은 글짓기, 시짓기 대회에서 상들을 탔어요.

지원 동기는 그런거죠. 

흔히 선생님이 '너 한번 나가볼래?' 그런 추천? 비슷한 거

내가 시를 짓고 글을 쓰고 그것으로 상을 타오면

크고 작은 상금을 장학금 형식으로 받았는데 

어린 내가 느낄만큼 형편이 좋지 않았던 우리 집에

엄마가 유난히 좋아했던 걸 보는 내가 더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는 천생 기술로 먹고 사신 분이셧어요.

남자는 기술. 이걸 천직으로 살아오신 분이예요.

자연스레 어릴적부터 그런 바램으로 키워졌고

그런 말들을 들으며 자라왔죠.

저는 중학생때 3-4등급의 성적을 받아오곤 했는데

아버지는 당연히 제가 공업고등학교를 갈거라고 생각하셧어요.

아버지는 제겐 무서운 사람이었고 그런 아버지의 인식 속에서

자라 온 저는 공업고등학교는 당연히 가야하는 그런 곳이었어요.

학교 담임 선생님과 국어 선생님이 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시고

집까지 오셔서 아버지를 설득하려 하셧지만 결국 그러질 못하셧어요.

저는 마치 운명처럼 예정된 것처럼 공고로 진학을 하게 됩니다.

저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어요.

일주일에 하루 있는 실습일은 제겐 매주 다가오는 고통의 시간이었고

전공시간에 배우는 것들은 제게는 검은 건 글씨고, 하얀 건 책이었죠

당시에 있었던 공고 특유의 단체 기강에도 적응하지 못했어요.

결국 저는 2학년 올라가자마자 자퇴를 합니다.

말은 하지 않으셧지만 아버지는 제게 엄청난 실망을 하셧어요

기술을 배우는 것 이외의 선택은 그 이후로도 제게 주어지지 않았어요.

그런 모든 것들은 사춘기를 겪는 제게 방황의 이유가 되었고

저는 가출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십수년이 지난 지금 저는 17살 자퇴서를 내며 같이 놓고 왔던

제 시간을 다시 찾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방송통신고에 진학을 했고, 이젠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요즘엔 오랜만에 다시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끼니 정말 학생이 되었구나.를 실감합니다.

다시 동아줄을 잡으니 시간이 지난만큼 많이 삭았고 거칠어지고 예전보다

잡고 올라가기 어려움이 많더군요. 그 거칠어진 동아줄을 잡는 손바닥의 고통마저

즐거움으로 느껴지니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저 위에 뭐가 있는지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집니다.

아버지를 원망했냐구요?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단지 내 길을 스스로 주장하지 못했던 나약했던 자신에 대한 죄책감은 들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가 내 길을 먼저 파악해서 찾아줬다면....

그래요. 나는 저 위 어딘가에서 다른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르죠.

그치만 그 길이 반드시 옳은 길이라고 장담 할 수 없듯이...

지금의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살아가는 내 길의 끝이 틀린 길이라고 할 수도 없으니까...

결국 내 인생이고 그걸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 또한 어쨋든 나니까...

다만, 부모가 살아온 인생에 성급하게 빗대어진 자신의 생각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아이는 나처럼 고단한 인생을 살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삶을 살기를 바래보며 글을 써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