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협상 카드인가, 진심 담긴 고민인가… 불씨 커지는 NC의 연고지 이전, 그 속내는스포츠월드 기사제공: 2025-06-23 06:00:00

창원NC파크 전경. 사진=NC다이노스 제공

프로야구 NC의 연고지 이전이 뜨거운 감자다.
지난 3월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 두 달 여의 구장 폐쇄가 시작이었다.
그리고 재개장 첫날이었던 지난달 30일, 이진만 NC 대표이사가 “구단은 지역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그동안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고 최근엔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을 겪었다.
현상 유지가 답은 아니다”는 발언으로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시사하기에 이르렀다.

불씨는 커졌다.
사고 이후 책임 돌리기, 늑장 대처 등 창원시의 과오는 계속 됐고 지역 팬들마저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NC 모기업이 위치한 성남시나 임시 홈구장을 제공했던 울산시가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다는 소문까지 파다해지면서 연고지 이전에 힘이 실렸다.

가속 페달을 밟는다.
지난 19일 NC가 몇몇 지방자치단체와 공식 미팅을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만남이 있었던 것은 맞다.
처음 가지는 공식 만남이었다.
당장 ‘가겠다, 가지 않겠다’ 수준의 적극적인 대화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만 “지자체에서 직접 찾아오기도 했고, 창원시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적극적인 모습이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살포시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NC가 창원시를 향한 압박 카드로 본격적인 외부 접촉에 나섰다는 시선도 내놓는다.
구단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앞선 고위 관계자는 “그런 의도는 아니다.
이진만 대표가 복귀 기자회견에서도 말했지만, 모든 걸 원점에서 검토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진만 NC 대표이사가 지난달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홈경기 재개 기자회견에서 구단의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도 “압박 의도는 전혀 없다.
일련의 과정에서 상호 신뢰가 줄어든 건 맞지만,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간절한 심정으로 문제를 살피는 중”이라며 창원에 좋은 조건으로 남기 위한 보여주기 액션이 아니라는 뜻을 명확히 했다.

‘무조건 연고지를 옮긴다’고 말하기도 조심스럽다.
일단 구단은 이달 초 창원시에 1·2군 시설 개보수, 대중교통 노선 확대 및 셔틀버스 운행 등을 비롯한 21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이에 대한 답변을 들어야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 11일 창원시 상생협력단과 만났고, 이달 말까지 답변을 주기로 했다.
그걸 확인하면 (연고지 이전 혹은 유지) 어느 쪽이든 더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창원NC파크 전경. 사진=NC다이노스 제공

창원시가 NC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장 공백이 문제다.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홍남표 전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지난 4월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다.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이라 재보궐선거 없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기다리는 처지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창원시가 부랴부랴 움직이고는 있다.
지난 13일부터 시내버스도 신설했다.
다만 이것도 평일 한정인 데다가, 마산 시내만 도는 노선이다.
정작 필요한 창원, 진해 방면으로는 여전히 대책이 나오지 않는 상태”라며 “이처럼 NC를 데려오려는 지자체와 창원시의 행정력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당장 창원시가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약속이 지켜질지는 모르는 법이다.
그렇다고 NC가 차기 시장 선출까지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