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기상캐스터가 폭풍우 소식을 전하는 생방송 도중 아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전파를 타, 처신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6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로체스터 지역방송(KTTC)의 기상 캐스터 닉 얀센이 지난달 28일 미네소타 남동부와 아이오와 북부 지역에 발생한 폭풍우 소식을 전하던 도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됐다.
당시 얀센은 지도 화면 앞에 서 있다가 휴대전화를 들어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죄송하다.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야 했다"고 사과한 뒤 방송을 이어갔다.
그는 이 지역에 시속 64~112㎞의 강풍이 예보됐다고 전했다.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일부 시청자는 그의 전문성을 문제 삼으며 비판을 제기했다.
얀센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실을 공개하며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런 글을 잘 올리지 않지만 지난 월요일 밤 3시간 가까이 폭풍 소식을 전한 뒤 전하고 싶은 얘기가 생겼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는 내 일과 시청자의 안전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남편이자 아버지이기도 하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거센 폭풍 속에서 내 아내와 아이가 지하실로 안전하게 대피했는지 확인한 건 프로답지 못해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었다"며 "나는 남편이자 아버지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 모두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얀센의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약 29만개의 '좋아요'를 누르며 그의 행동을 응원했다.
누리꾼들은 "방송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었다.
가족을 먼저 챙겨야 한다", "악플러들은 어차피 뭐라 할 거니 신경 쓰지 말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방송국 측도 성명을 내고 얀센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KTTC 측은 "얀센과 기상팀이 우리 지역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여기에는 직원의 가족까지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KTTC는 기상캐스터, 앵커, 기자들이 뉴스를 전할 때 그들의 가족에게도 직접 알려 안전을 지키도록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에 시청자들은 얀센이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잠시 시간을 내어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목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을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악천후 속에서도 이러한 안전 조치의 중요성을 모두가 알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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