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하늘에 UFO가?"…하얗게 빛난 섬광의 정체는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8-03 20:38:01

호주 동부 해안 상공에서 신비한 발광체가 목격돼 외계인의 미확인 비행물체(UFO)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확산됐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는 호주 상공을 지나던 중국의 로켓으로 밝혀졌다.

호주 7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자정 무렵 호주 퀸즐랜드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 상공에서 세 개의 하얀 발광체가 한동안 떠 있다 사라지는 현상이 목격됐다.
주민들은 이 기이한 광경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UFO가 등장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UFO 세 대 같았다", "너무 밝아서 잠에서 깰 정도였다", "아마 소행성일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 신비로운 현상은 로켓의 배기가스로 인해 발생한 것이었다.
브래드 터커 호주 국립대 천체물리학 박사는 "이 빛은 중국의 창정 8호 로켓에 의한 것으로 지난달 30일 오후 6시 15분에 발사됐다"며 "궤도와 완벽히 일치한다"라고 설명했다.
터커 박사는 로켓이 남동쪽으로 발사되면서 퀸즐랜드 해안 앞바다를 통과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로켓은 다단계 구조로 되어 있으며, 각 단계가 분리될 때 추진기와 가스가 분리된다"며 "이것이 '로켓 플룸' 현상"이라고 말했다.

로켓 부품들이 분리될 때 작은 추진체와 배기가스가 분출되는데, 이때 가스가 독특한 구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터커 박사는 "기이한 모양과 촉수처럼 보이는 부분 때문에 이런 현상을 '우주 해파리'라고 부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구 모양 물체들이 공중에 정지해 있는 듯 보이는 현상에 대해서는 "상층 대기에 머무는 배기가스 때문"이라며 "차가 급가속할 때 먼지구름이 남아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라고 비유했다.

터커 박사는 "로켓이 우주에 진입하는 데는 꽤 시간이 걸린다.
만약 분리되는 도중 무엇이 떨어진다면 바다에 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며 "로켓이 분리된 부분에 남아있던 가스는 시간이 지나면 대기권으로 서서히 사라진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 로켓은 30일 오후 5시 49분(호주 동부 표준시) 중국 하이난 상업우주기지에서 발사됐다.
로켓은 계획된 대로 저궤도 인터넷 위성들을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이 개발한 창정 8호 로켓은 중국의 차세대 중형 2단 액체 추진 로켓이다.
단일 위성이나 다중 위성 발사가 가능한 태양동기궤도 및 저궤도 대형 위성 네트워크 구축 임무에 적합하다고 알려졌다.
현재 중국은 창정 8호의 상위 모델인 창정 8호 갑(甲) 버전을 개발 중이며 내년 1월 첫 비행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