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금리 동결했지만 반대 2표…'친 트럼프' 월러·보우먼은 인하 주장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7-31 03:25:18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
미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로 당분간 관망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친(親) 트럼프' 인사 2명이 금리 인하를 주장, 다수 의견인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Fed 내부에서 이견이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박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ed는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정책결정문을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열린 다섯 차례의 FOMC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가 유지됐다.
한국과의 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2.0%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Fed는 이날 성명에서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면서 "위원회는 (물가 안정, 완전 고용) 이중 책무의 양쪽 위험에 모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물가 상승률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6월의 만장일치 금리 동결 결정과 달리 두 명의 위원이 반대 의견을 냈다.
미셸 보우먼 Fed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로 두 사람 모두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지지했다.
보우먼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적 부의장으로 임명했고, 월러 이사는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친 트럼프 인사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Fed 내부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Fed 내에서 다수 의견에 2명 이상의 반대표가 나온 건 5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금리 선물 시장은 이번 회의에 앞서 이미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회의 직전 시장에서는 동결 가능성을 97%로 봤다.
고용과 성장률이 여전히 견조한 만큼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관망 모드를 취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Fed는 "위원회의 평가는 노동 시장 상황, 인플레이션 압력과 기대 인플레이션, 금융·국제 정세 등 광범위한 정보를 고려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요구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19년 만에 처음으로 Fed 본부를 전격 방문해 제롬 파월 Fed 의장에게 "금리를 좀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직접 요청했다.
표면적으로는 Fed 본부 건물 개보수 비용 과다 지출을 문제 삼았지만, 사실상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한 방문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