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채 발행 요건 완화 법안 상임위 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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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 신청일인 지난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대의 매장에 민생회복 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오는 9월 예정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을 앞두고, 서울시와 자치구가 재원 마련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자체의 재정난에도 지방채 발행을 위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에 발이 묶인 상태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소비쿠폰 1차 지급분에는 총 1조 4909억 원이 투입됐다. 이 중 국비는 1조 1182억 원, 지방비는 3727억 원으로, 서울시는 2236억 원, 자치구는 1491억 원을 부담한다. 다만 1차 지급분 지방비(시비·구비)는 아직 모두 확보되지 않아 정부가 우선 국비를 선집행한 상태다. 현재도 서울시와 자치구는 지방비 분담금을 모두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의 총 예산은 13조 9000억 원으로, 시는 다른 자치구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높아 이중 25%를 떠맡는다.
시는 우선 지방채 발행으로 급한 불을 끄겠다는 계획이다. 재정난으로 지방채 발행 외에는 뚜렷한 재원 확보 대안이 없어서다. 일부 기존 사업 예산을 감액 편성해 추경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문제는 현행법상 소비쿠폰의 경우 지방채 발행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방재정법 제11조에 따르면 대규모 공공시설 사업, 재해예방 및 복구 사업 등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발행이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방채 발행의 경우에는 투자 사업 등에서만 발행할 수 있다"라며 "2차 소비쿠폰 지급 전까지는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고, 법안이 통과가 안 되면 저희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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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날인 21일 오전 경기 과천시에서 한 직장인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신청하고 있다. /과천=박헌우 기자 |
국회에서도 지방채 발행 요건을 완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현재 해당 안은 국회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상임위에 계류 중이라 통과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민생쿠폰과 관련한 법안의 필요성을 (국회에)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차 지급에 필요한 예산을 약 8268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1·2차 전체 사업비 2조 3177억 원 중 1차 예산 1조 4909억 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이 가운데 지방비는 25%인 약 2067억 원이며, 서울시와 자치구가 6대 4 비율로 분담할 경우 각각 약 1240억 원, 827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들 역시 당장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 대를 부담해야해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세수 감소, 인건비 상승 등으로 재정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기존 사업 조정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단계"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어떤 순서로 미룰지 결정된 바는 없으나, 원래 사업비를 소비쿠폰 예산으로 돌려야 하기 때문에 나머지 사업들은 우선순위에 따라 내년으로 미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치구 입장에서는 지방채 발행은 빚이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발행이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세입 감소로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 지자체가 많은데 강제 추경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재정 건전성이 낮은 기초지자체는 추경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많은데, 추경 재원도 없이 강제 추경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재정 파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