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예정일보다 무려 133일 일찍 태어난 아기가 건강히 자라 돌을 맞았다.
이 아기는 기네스 세계 기록에 '가장 이르게 태어나 생존한 신생아'로 공식 등재됐다.
23일(현지시간) 기네스 세계 기록은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지난해 7월5일 태어난 내쉬 킨이 생후 1년을 맞아 가장 이르게 태어나 생존한 신생아로 공식 기록됐다"고 밝혔다.
내쉬는 기존 기록 보유 신생아보다 하루 일찍 태어나 새로운 기록 보유자가 됐다.
내쉬는 1년 전 아이오와대학교 의료원에서 태어났다.
아기는 출산 당시 몸무게 285g에 불과했는데, 이는 자몽보다도 가벼운 것이었다.
또 키는 24cm로 280일을 채워 태어난 아기들의 절반도 안 됐다.
태어나자마자 내쉬는 즉시 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다.
내쉬의 주치의였던 신생아 전문의 에이미 스탠퍼드 박사는 "21주에 태어난 아기를 돌보는 것은 일반적인 조산아와 매우 다르다"라며 "이렇게 일찍 태어난 아기는 고도로 전문화한 관리, 지속적인 관찰, 그리고 빈번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내쉬는 초기에 여러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생후 3주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엄마 품에 안길 수 있었다.
의료진이 내쉬가 회복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동안 아기의 부모는 고통스러운 기다림을 견뎌야 했다.
내쉬의 어머니 몰리는 내쉬가 태어난 뒤 맞은 처음 며칠을 "두려움, 불확실성, 그리고 희망이 뒤섞인 흐릿한 기억"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아기를 처음 안았던 순간에 대해 "아이가 너무 작아서 가슴에 있는 느낌조차 거의 없었다"라며 "아기의 온몸이 전선과 모니터로 뒤덮여 있어서 정말 긴장됐지만, 아이가 가슴에 놓이는 순간 모든 긴장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기와 피부가 맞닿는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아기를 안은 순간 순수한 안도감과 사랑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내쉬는 약 6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은 후, 지난 1월 초에야 집으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내쉬는 아직도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산소 공급과 영양 공급관을 사용하고 있으며, 경미한 청력 손실로 보청기를 착용 중이다.
또 전문 의료 데이케어 센터에서의 치료와 정기 검진도 받고 있다.
무사히 아기의 돌을 맞은 내쉬의 부모는 의료진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의료진은 내쉬를 사랑으로 돌봤고 우리를 마치 가족처럼 대했다"며 "무섭고 삭막했던 공간을 마치 집처럼 편안하게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스탠퍼드 박사 또한 "내쉬와 킨 가족은 절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힘을 가르쳐줬다"며 "그들의 회복력과 결단력은 정말 큰 영감을 줬다"고 화답했다.
킨 부부는 본래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내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축하하는 것이 자신들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내쉬의 이야기를 공유해 힘든 의료 여정을 함께하는 다른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고, 가장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세상은 기적이나 기록을 경신하는 모습을 볼지 몰라도 우리는 껴안고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내고 산딸기를 부는 걸 좋아하는 우리 아들을 본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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