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국경 관리 전산 시스템 오류로 주요 공항·육로의 출입국 게이트가 이틀 동안 작동을 멈춰 수십 만 명이 장시간 대기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연합뉴스는 20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현지 매체 스타 등을 인용해 "지난 18일 낮부터 만 하루 이상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의 2개 터미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육로로 잇는 국경 검문소 2곳의 자동식 출입국 게이트가 정상 작동을 멈췄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다수의 여행객이 출입국 심사를 위해 소수의 수동식 게이트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불편을 겪었다.
현지 매체 스타는 "이들 지역의 200여개 게이트가 작동을 멈춰 총 38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면서 이번 일이 '역대 최악'의 고장 사태"라고 전했다.
장애에도 말레이시아 여권 소지자는 자동식 게이트를 별문제 없이 통과할 수 있었으나 외국인은 수동식 게이트에서만 출입국 수속을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터미널과 검문소마다 각각 수천 명의 인파가 최소 수 시간씩 대기해야 하는 극심한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데이터 통합 문제로 장애가 발생, 출입국 확인 절차가 지연됐다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당국은 추가 인력을 배치해 모든 수동식 게이트를 개방하고 시스템 복구 작업을 벌여 전날 밤 자동식 게이트의 정상 운영을 재개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6월부터 63개국 여행객이 셀프서비스로 신속하게 출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자동식 게이트를 운영해왔다.
장애 발생 장소 중 싱가포르와 말레이반도 남부의 말레이시아 조호르주를 잇는 우드랜즈 검문소는 매일 약 30만 명이 드나들어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국경 검문소 중 하나로 꼽힌다.
서로 맞닿은 싱가포르와 조호르주는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어서 수많은 양국 국민이 활발히 검문소를 넘나들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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