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협상에서 일본의 방침이 매우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언급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정면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양국 간 갈등을 키우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다치바나 게이이치로 관방 부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계속해서 일본과 미국 간 협의를 지속해 국익을 지키면서 쌍방의 이익이 되는 합의의 가능성을 정력적으로 찾아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언급을 삼가겠다"고 한 것은 미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차단하고,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개인 발언이 일본 정부 전체의 공식 입장은 아님을 우회적으로 밝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깔보는데 참을 수 있나", "동맹국이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 등 이례적으로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에게 "EU는 그들의 나라를 개방하고 싶어 한다.
일본은 시장을 개방하는 정도가 훨씬 덜하다고 하겠다.
알다시피 일본은 미국에서 우리한테 자동차 수백만 대를 팔지만, 우리는 일본에 자동차를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들 모두 자기들의 방식을 매우 빠르게 바꾸고 있으며 한국은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방침이 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일본은 20일 예정된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이 미국 측에 양보하는 안을 제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착지점을 찾는 것은 참의원 선거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 25%가 부과될 내달 1일까지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향후 협상은 낙관할 수 없다"며 일본이 경제에 대한 타격을 줄이기 위해 대미 무역흑자 축소로 이어질 새로운 카드를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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