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폭염을 피해 지하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호주의 한 가족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 더 미러는 4일(현지시간) 호주 남부 쿠버 페디 지역에 거주 중인 독일 출신의 사브리나 트로이지(38) 가족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트로이지는 남편, 자녀들과 함께 지하 4m 깊이에 위치한 주택에서 생활 중이다.
쿠버 페디는 한여름 기온이 50도에서 많게는 55도까지 치솟는 혹서 지역으로, 일반적인 지상 주택에서 생활하기엔 매우 어렵다.
이 같은 극한 환경 속에서 트로이지 부부는 새로운 주거 방식을 고민한 끝에 '더그아웃(Dugout)'이라 불리는 지하 주택을 선택했다.
더그아웃은 언덕이나 지면을 파내 그 내부를 거주 공간으로 꾸민 일종의 지하 건축물이다.
트로이지 가족은 해당 지역의 일반 주택보다 저렴한 비용인 약 27만7000호주달러(한화 약 2억5000만원)를 들여 이 집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거주 중인 지하 주택에는 거실 2개, 욕실 2개는 물론 수영장과 실내·외 스파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사무실은 집보다 더 깊은 6m 지하에 만들었다.
트로이지는 "방마다 냉난방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고, 조명만 있으면 되니 지상보다 훨씬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을 닫으면 외부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완전히 어두운 환경 덕분에 숙면에 매우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트로이지는 "벽을 따로 코팅하지 않으면 흙가루가 떨어져 식탁 위에 있는 스프에 들어가기도 한다"며 정기적인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공사 기간도 만만치 않다.
트로이지는 "기계를 이용하면 일부 집은 두 달 안에 땅을 파낼 수 있지만, 어떤 집은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며 "실제로 10년 넘게 땅을 파는 사람도 봤다"고 전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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