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해킹' SKT 위약금 면제·반값 할인…이용자 여론 보니더팩트 기사제공: 2025-07-08 00:06:03

SK텔레콤(SKT)가 지난 4월 발생한 유심 해킹 사태 관련 위약금 면제, 통신요금 할인 등의 이례적인 대규모 보상 대책을 내놨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SKT가 주는 혜택이 단 하나도 쓸 데가 없다"며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유영상 SKT 대표이사가 SKT 이용자 유심 해킹 사태 관련해 사과하고 있는 모습.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SK텔레콤(SKT)가 지난 4월 발생한 유심 해킹 사태 관련 위약금 면제, 통신요금 할인 등 이례적 대규모 보상 대책을 내놨지만, 이용자들은 여전히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각종 혜택이 사실상 "쓸 데가 없다"는 게 이용자들 반응이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지난 4일 위약금 면제를 포함해 8월 통신요금 반값 할인, 매월 데이터 추가 제공 등을 골자로 한 고객 보상안을 발표했다.

위약금 면제는 사고 발생 전인 지난 4월18일 자정 이전 약정 가입 고객 중 사고 이후 해지했거나 오는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단말기 할부금은 별도 계약이므로 면제 대상에서 제외되며, 이미 납부한 위약금은 신청 시 환급된다.

전 고객에게는 8월 통신요금 50% 자동 할인(알뜰폰 고객 포함), 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매월 데이터 50GB 추가 제공 등 '고객 감사 패키지'를 운영한다.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에 책임 이행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1조2000억원 규모의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통해 "이번 침해 사고가 이용자의 위약금 면제에 해당하는 SKT의 귀책사유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SKT)가 지난 4월 발생한 유심 해킹 사태 관련 위약금 면제, 통신요금 할인 등의 이례적인 대규모 보상 대책을 내놨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SKT가 주는 혜택이 단 하나도 쓸 데가 없다"며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윤석 기자

하지만 SKT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위약금 면제 기간 제한, 추가 제공 혜택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X(옛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심 교체는 몇달씩 해놓고, 위약금 면제 기한은 오는 14일까지인 게 어이없다", "자급제에 약정 할인, 온 가족 할인으로 50% 할인을 받고 있다. 장기 고객 데이터 쿠폰도 많아 보상 느낌이 없다", "보상금은 생각도 안 했다. 정보 유출 시점부터 유심 변경한 날까지라도 보상해야지 한달이 뭐냐", "SKT가 최대한 손해를 안 보려는 것 같다. SKT를 7월에 빨리 떠나라는 뜻이다" 등 SKT의 보상안을 비판하는 반응이 올라왔다.

SKT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A 씨는 "5G 데이터 무제한이라 매월 데이터 50GB 줘도 쓰질 못한다"면서 "무제한 요금제 쓰는 사람에겐 요금 감면을 더 해주거나 다른 혜택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항의했다.

또 다른 이용자 B 씨는 "요금 할인도 금액만 보면 4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TV와 인터넷 결합은 위약금 면제도 안 된다. 이 정보도 털리지 않은 게 아닐텐데 무의미하다. 그저 괘씸죄만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최소 2개월 통신요금 면제, 최소 1개월 이상 위약금 면제 기간 제공 등의 보상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왔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SKT는 임의로 위약금 면제 신청 기한을 10일로 제한하고, 데이터가 남아도는 가입자들에게 매월 50GB의 데이터를 추가 제공한다는 실효성 없는 대책을 내놨다"며 "SKT는 당장의 금전적 손해를 아끼기 위해 생색내기 대책을 반복하면 안 된다. SKT에 필요한 것은 국민 앞에 철저히 사과하고 책임에 상응한 보상안을 내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믿고 기다려주신 고객에 대한 감사와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 보안이 강한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의 의미로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이번 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리고,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nswer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