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현재 부과되고 있는 기본관세 10％를 유지한 채 미국과 잠정적 무역 합의를 타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가 이날 27개 회원국 대사들과 비공개회의에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의 방미 결과를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 소식통이 전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이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카운터파트들과 다시 만났지만, 기대에 미치는 결과는 가져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본관세 10％, 자동차 25％, 철강·알루미늄 50％ 관세가 유지되는 현재 상태가 차라리 낫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읽힌다.
미국과 포괄적 무역 합의를 체결한 영국과 비슷한 방식이다.
집행위는 미국이 협상 시한 만료 시점이자 국가별 상호관세가 발효되는 9일 이전에 일단 잠정 합의를 체결하는 교역 상대국에 대해서는 현재의 관세 수준을 '일시 중지'하고 추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합의 체결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지난 4월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시 EU 관세율은 20％로 발표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5월 EU와 협상이 더디다면서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집중적인 협상을 거쳤는데도 EU는 수용 가능한 합의 범위를 찾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회원국 간 이견도 지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번 주말 EU 각국 정상들과 개별 논의를 한 뒤 최종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폴리티코는 2명의 EU 외교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7일 내부 협의를 할 예정으로, 미국 측의 최종적인 무역 협상 결과 발표도 그 이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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