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입대만으로는 안돼"…덴마크, 7월부터 여성 징병제 도입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7-01 09:08:34

덴마크에서는 7월부터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된다.
3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6월 초 덴마크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의해 7월 1일부터 남녀가 모두 징병 대상에 포함된다"며 "복무 기간도 기존 4개월에서 11개월도 늘어난다"고 보도했다.
이전까지는 18세 이상 남성만 징집해왔고, 입대를 자원하는 여성만 군 복무가 가능했다.

이 같은 조치는 러시아의 침략 위험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력 강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까지 덴마크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유럽 전역에서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덴마크는 지난 2024년 주요 방위협정의 일환으로 2027년 징병에서 성평등 개혁을 이루려 했는데 이를 앞당겨 추진했다.

덴마크는 지난 2월 70억달러(약 9조 47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는 군 강화 계획을 발표했고, 올해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나토 회원국들은 오는 2035년까지 자국 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핵심 군사비용(병력·무기·탄약·미사일 등) 3.5%, 도로·교량 등 군사 인접 인프라, 응급 보건, 사이버 보안 1.5% 등이다.

덴마크는 노르웨이, 스웨덴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는 국가다.
스웨덴은 지난 2017년, 노르웨이는 지난 2013년 남녀 모두에게 징병제를 적용한 바 있다.
인구 600만명의 덴마크의 병력은 약 9000명이며, 징병 대상 확대로 지난해 4700명이던 연간 징집병은 오는 2033년 6500명 수준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이 징병 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서 전부 군에 입대하는 것은 아니다.
덴마크의 경우 자원 입대자들이 많아 모든 징병 대상자들은 추첨을 통해 징병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징집될 경우 5개월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나머지 6개월은 군 복무를 하며 추가 훈련을 받게 된다.
지난해 자원입대한 여성은 덴마크 전체 병력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더는 자원 입대자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여성 징병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코브 옐레만옌센 덴마크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월 "이대로라면 덴마크는 자주국방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라며 "여성을 포함한 모두가 징집 대상이 돼야 한다.
여성 입대가 늘어난다면 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이제 성별 상관없이 모든 청년은 '국방의 날'에 나란히 서게 된다"며 "양성평등 확대로 군은 더 현대화되고 우리 시대에 맞는 다양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