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의정 갈등 해소를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29일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지명했다.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지휘한 자타공인 방역 전문가로,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방역 성과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코로나 전사'를 넘어 '국민 영웅'으로까지 불렸다.
1965년 광주 출생인 정 후보자는 서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보건학 석사, 예방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국립보건원 연구관 특채로 공직에 입문해 보건원 전염병정보관리과장,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질병예방센터장이던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언론 브리핑을 맡아 정부의 대응을 침착하게 전달했지만 이후 메르스 사태 확산의 책임을 지고 당시 양병국 본부장 등과 함께 징계받기도 했다.
이후 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이 차관급으로 격상된 뒤 정 후보자가 2017년 첫 여성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정 후보자는 2020년 1월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하자 브리핑을 도맡아 코로나19 현황과 정부의 대응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초반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과 차분하고 신뢰감 있는 브리핑이 더해지며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 유수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집단감염 여파로 대구·경북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을 때는 머리 감을 시간을 아끼겠다면서 머리를 짧게 자르기도 했을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고 일에 매진했다.
질병관리본부장과 질병청장으로 꼬박 4년10개월 방역 수장의 임무를 수행한 뒤 2022년 5월 물러났고, 퇴임 후에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교실 임상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을 가르쳤다.
지난해 22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고, 이번 21대 대선에서 민주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정 후보자는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내란 세력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목표로 이재명 캠프를 시작으로 정치 전면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초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부터 가장 유력한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됐으나 배우자의 코로나19 관련 주식투자 의혹이 불거지며 한때 후보군에서 제외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청문회 과정에서 충분히 해명할 수 있는 부분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정진엽 전 장관(2015~2017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의사 출신 장관이 들어서게 된다.
역대 6번째 의사 복지부 장관이다.
여성 복지부 장관은 진수희 전 장관(2010~2011년) 이후 14년 만이다.
정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1년4개월을 넘긴 의정 갈등 해결을 가장 우선적인 임무로 부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전문성,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각 이해 당사자들과의 원만한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다.
그는 또 공공의료 강화, 지역·필수의료 확충 등 이재명 정부의 의료정책을 소신 있게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후보자는 선거대책위원장 시절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료 공약의 핵심은 필수·지역·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는 것이고 그 방향성에 공감한다"며 "특히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만큼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거나 간병비에 대한 공공 부담을 늘리고, 방문진료나 재택의료를 늘리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대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 출생(60세) ▲서울대 의학과 ▲서울대 보건학 석사 ▲서울대 예방의학 박사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 질병관리본부장 ▲질병관리청장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병정책 연구위원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임상교수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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