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서 낮잠 자다 갇힌 고양이…3000번 회전 버티고 생존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6-28 17:06:53

호주에서 작동하는 세탁기에 갇힌 고양이가 55분 동안 찬물 세례와 3000번의 회전을 버티고 기적적으로 생존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피플은 지난 10일 소동물전문병원 SASH(The Small Animal Specialist Hospital)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호주 고양이 '파블로'의 사연을 소개했다.
생후 9개월인 파블로는 호주 퀸즐랜드주 한 가정집에서 사는 버마 고양이(버미즈)다.
사고 당시 파블로는 세탁기 안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다 가족 중 한 명이 고양이가 세탁기 안에 있는 줄 모르고 그만 일반 세척 코스를 작동시켰다.
파블로는 55분 동안 찬물과 세제를 뒤집어쓴 채 3000번의 회전을 견뎌야 했다.
작동이 끝나 세탁기 문을 연 보호자는 파블로를 발견하고 곧바로 퀸즐랜드 골드코스트에 있는 SASH로 데려갔다.

SASH에 따르면 병원 도착 당시 파블로는 위독한 상태였다.
파블로는 뇌와 폐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SASH의 수의사 엘라 야슬리는"세탁기 전체 사이클을 견디고 살아남는 고양이는 거의 없다"며 "이번 케이스는 극히 이례적인 생존 사례"라고 설명했다.
파블로는 7일 동안 24시간 집중 치료와 약물 처치·모니터링을 받았고 이후 완전히 회복했다.
이에 대해 SASH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평했다.
다만 파블로의 한쪽 발과 꼬리 끝에는 약간의 외상이 남았다.

SASH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고양이는 어둡고 좁은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조용한 틈새 공간에 몰래 숨어드는 습성이 강하다"며 "세탁기, 냉장고, 건조기 및 기타 가전제품을 등을 작동하기 전에 안에 반려동물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와 유사한 사고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2022년 타즈매니아에서는 1살 고양이 포피가 세탁기에 들어가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이를 몰랐던 보호자가 30분짜리 세탁 코스를 작동시켰다.
세탁기 작동 중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은 보호자는 놀라 정지 버튼을 눌렀고, 이후 포피는 폐에 물이 차고 저체온증 증세를 보였으나 집중 치료 후 회복됐다.

반려동물이 세탁기에 들어가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세탁기·건조기 문은 사용하지 않을 때도 꼭 닫기 ▲작동 전 내부를 습관적으로 확인할 것 ▲반려동물이 드나들 수 없는 방에 세탁기나 건조기를 둘 것 ▲세탁기 위나 주변에 사료나 장난감을 두지 않을 것 등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