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 53명 중 27명이 병원행…결혼식 후 시작된 ‘미스터리’?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6-28 05:00:00

노로바이러스, 알코올 소독으로 완전 제거되지 않아…염소계 표백제 등으로 소독해야 안전
“예식장과 같은 다중이용시설, 표면 소독부터 주방 위생·직원 교육까지 체계적 관리가 필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 수십여 명이 노로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일본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근 홋카이도 삿포로시 주오구에 위치한 한 예식장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한 53명 중 27명이 발열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결혼식 후 참석자들이 잇따라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신고하면서 당국이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미취학 아동부터 50대 성인까지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환자의 대변에서 실제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조사 결과 해당 예식장에서는 사건 발생 5일 전에도 결혼식이 열렸다.
당시 참석자가 동반한 영아가 현장에서 배변을 했다.

문제는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청소 담당자가 소독제로 에탄올만 사용해 위생 처리를 마친 점이었다.
에탄올은 노로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해, 오염이 남아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위생관리 미흡 책임을 물어 해당 예식장에 식품위생법에 따른 3일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앞서 열렸던 결혼식에서도 80명 중 절반인 40명이 유사한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감염원이 음식물보다는 오염된 표면 등 다른 요인일 가능성이 높아 식중독으로는 분류하지 않았다.

노로바이러스는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도 쉽게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오염된 음식물이나 지하수뿐만 아니라 감염자가 만진 문고리, 손잡이 등을 통해서도 쉽게 퍼질 수 있다.
잠복기는 12~48시간으로, 감염되면 구토와 설사, 복통,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노로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발생이 급증하지만, 최근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연중 감염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노로바이러스는 알코올 소독으로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며 “반드시 염소계 표백제 등으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집단시설에서의 철저한 위생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노로바이러스는 알코올에 대한 내성이 있어 에탄올 소독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예식장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는 표면 소독부터 주방 위생, 직원 교육까지 체계적인 관리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례는 음식뿐 아니라 시설 표면을 통한 2차 전파의 위험성을 보여준다”며 “감염 예방 수칙과 청결 지침을 철저히 지켜야 하며, 환자 발생 시에는 신속한 추가 방역으로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