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 TSMC가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계획한 제2공장 착공 시점을 연기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3일 보도했다.
TSMC는 당초 올해 3월 이전 첫 삽을 뜰 예정이었으나 연내로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지난 3일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공장 주변의 교통 정체 문제"를 연기 사유로 들었지만 현지에서는 이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구마모토현 의회 의원은 고물가라면 이해되지만 정체 때문이라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TSMC가 겉으로는 교통 문제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반도체 시장 수요의 불확실성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기차(EV) 수요 둔화 등으로 반도체 수요 예측이 어려운 가운데 TSMC가 수익성을 정밀하게 판단하며 투자를 조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마무라 도루 구마모토현 산업진흥 고문도 "TSMC는 시장 동향을 살피며 신중하게 움직이려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TSMC는 일본 외에도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의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 중인데, 이 역시 착공 연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와세다대 오사나이 아쓰시 교수는 "TSMC는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기업"이라며 "자동차 산업의 전망을 고려해 제2공장에서의 생산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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