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통해 투과되는 빛과 열을 사용자에 맞춰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윈도우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도시 건축물의 냉난방 에너지 절감과 도심 빛 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문홍철 교수 연구팀이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과 열을 조절, 외부 빛 공해를 효과적으로 상쇄할 '스마트 윈도우 기술(Reversible Electrodeposition and Electrochromic Mirror·이하 RECM)'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RECM은 단일 구조의 전기변색 소자를 기반으로, 가시광선(빛)과 근적외선(열)의 투과율을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윈도우 시스템이다.
전기변색 소자는 전기 신호에 따라 광학적 특성이 변하는 특성을 가진 장치를 말한다.
특히 연구팀은 기존 금속 증착 방식의 스마트 윈도우에서 지적돼 온 외부 반사광에 따른 눈부심 현상도 변색 소재 적용으로 억제해 건물 외벽에 활용 가능한 '보행자 친화형 스마트 윈도우'를 구현했다.
RECM 시스템은 전압 조절에 따라 3가지 모드로 작동된다.
모드 I(투명 모드)는 일반 유리처럼 빛과 열을 모두 통과시켜 겨울철 햇빛을 실내로 유입시키는 데 유리하다.
모드 II(변색 모드)는 레독스 반응(산화-환원 반응)으로 프러시안 블루(PB), 전기 자극에 따라 무색과 파란색으로 전환되는 전기변색 물질)와 DHV+(전기 자극이 발생할 때 생성되는 라디칼 상태의 변색분자) 화학종이 형성돼 창이 짙은 파란 색으로 변한다.
이 상태에서는 빛은 흡수되고 열은 일부만 투과돼 사생활 보호와 적절한 실내 온도 조절을 모두 가능케 한다.
모드 III(변색 및 증착 모드)는 은(Ag+) 이온이 환원 반응을 통해 전극 표면에 증착돼 빛과 열을 반사하는 동시에 변색 물질이 반사광을 흡수함으로써 외부 보행자의 눈부심까지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가졌다.
연구팀은 미니어처 모델 하우스로 실험을 진행해 RECM 기술의 실질적인 실내 온도 저감 효과를 검증했다.
실험에서 일반 유리창을 적용했을 때 실내 온도는 45분 만에 58.7℃까지 상승했지만 RECM 모드 III를 적용했을 때는 같은 시간에 31.5℃의 온도를 보여 27.2℃가량의 온도 차를 나타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RECM 기술은 전기 신호만으로 외부 여건별 기능 전환이 가능해 계절, 시간, 사용 목적에 따라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표적인 '능동형 스마트 기술'로 평가된다.
문홍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시광 조절에 국한되던 기존의 스마트 윈도우 기술에서 진일보해 능동적 실내 열 제어와 보행자의 시야 안전을 두루 챙길 수 있는 스마트 윈도우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향후 RECM 기술이 도심 건물, 차량, 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 (나노커넥트) 및 한국기계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논문은 지난 13일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에이시에스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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