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제근로자도 최저임금 적용 힘받나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6-10 19:26:25

李정부 출범 후 첫 최임위 개최
노동계, 李대통령 대선때 약속 거론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활 안정” 압박
경영계 “최임위가 정할 일 아냐
사회적 대화 등으로 해결해야”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후 처음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전원회의에서 노동계가 도급제 근로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도급제 근로자에도 최저임금을 적용하겠다고 한 만큼 새 정부 집권이 내년도 최저임금의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최임위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4차 전원회의를 열고, 도급제·특수고용직(특고)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 논의를 이어갔다.
노동계는 이 대통령을 거론하며 정권 교체가 최저임금 확대 적용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근로자 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정권 교체로 다시 열린 민주주의의 공간에서 새 정의와 평등을 세워야 한다”며 “그 첫걸음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거나 그 수준에 얽매여 살아야 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며, 새 대통령이 고통을 가장 먼저 어루만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고용노동부와 공익위원들은 중립만 지킬 것이 아니라, 해결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에서 한 근로자 위원이 머리띠가 눈길을 끌고 있다. 뉴시스

정문주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장도 정권 차원에서 최저임금 확대 적용과 인상을 정책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특고·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까지 노동자로서 최저임금의 실질적인 인상으로 생활 안정을 이룰 수 있게 새 정부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선 기간 이 대통령이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약속한 만큼 노동계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양대 노총 등으로 구성된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는 더불어민주당 측에 최저임금 관련 질의서를 보냈고, 이 대통령은 답변서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자성을 부여해 최저임금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명 ‘근로자 추정제도’와 ‘최소보수제’다.
도급제·특고 근로자의 적정임금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배달업 종사자와 같은 도급제·특고 근로자들은 플랫폼 기업의 통제를 받지만 자영업자로 분류돼 최저임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호소한다.
노동계가 최임위에서 공개한 배달, 대리운전 등 도급제 종사자의 실질 시급은 설문 결과 6000∼8000원대에 그쳤다.
경영계는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확대 적용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해당 사안은 국회 입법이나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할 일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특정 직종 종사자들이 근로자인지 아닌지를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최임위 권한도 아니고 역할도 아니다”라며 “특고 근로자에게 적용할 별도 방식의 최저임금을 최임위가 정하는 건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현행 최저임금법의 적용 대상이 ‘근로자’로 명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특고 등 노무 제공자에 대한 최저 생활 수준 보장은 최저임금법의 범위를 벗어난 문제”라며 “지난해 공익위원 논의 결과처럼 사회적 대화 등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