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인도 대표단 "테러와 대화 공존 불가"…韓지지 촉구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5-26 21:22:56

산제이 쿠마르 자 인도 라지야 사바 상원 의원이 이끄는 '인도 의회 초당적 고위급 대표단'이 26일 "테러와 대화는 공존할 수 없다"며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對)파키스탄 제재 지지를 촉구했다.

인도 대표단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도는 파키스탄이 테러를 근절했다는 증거가 분명할 때 대화를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인도의 여야를 대표하는 5개 정당이 참여한 대표단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파할감에서 민간인 26명이 숨지고 1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파할감 테러'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한국 정부의 지지를 요청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일본에서 날아온 대표단은 한국에서 25~26일 양일간의 일정을 숨 가쁜 소화한 후 곧장 싱가포르로 향한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거쳐 유럽과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총 33개국을 순방하는 대여정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키스탄 역시 자국 대표단을 전 세계에 파견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인도 대표단은 "4월 22일 테러가 발생했을 때 인도는 2주 동안 파키스탄의 대응을 기다렸다"며 "(이에 대응하지 않아서) 테러 인프라를 직접 공격한 것으로 어떤 민간인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후 파키스탄은 (10일) 보복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인도 대표단은 이번 방한 일정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한국에서 만난 분들은 인도의 대테러 입장을 지지해주셨다"면서 "싱크탱크에서는 핵 관련 우려가 컸는데, 확전 우려를 표명하시면서도 인도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해주셨다"고 전했다.

인도 대표단은 국제사회의 핵전쟁 우려에 대해 인도의 '핵무기 선제 사용 불가 원칙'을 들며 "저희는 핵을 보유한 나라이지만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히 약속드리겠다"고 선을 그었다.

대표단은 또 "카슈미르 지역에서 일어난 것(무력전)은 전통적인, 재래적 무기를 통한 것"이라며 "양쪽 어느도 핵무기를 이용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라고도 강조했다.
다만 파키스탄이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인도 역시 "최소한의 억제력을 하겠다"며 "거대한 억제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국제사회는 양국이 무력 충돌을 벌이는 과정을 지켜보며 '핵전쟁' 공포에 휩싸였다.
양국 모두 핵보유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 등이 인도와 파키스탄에 서둘러 연락을 취하며 화해를 촉구한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 과학자연맹에 따르면 두 나라는 2024년 기준 각각 172기(인도)와 170기(파키스탄)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대표단이 한국 측에 바라는 바는 명확하다.
대표단은 "한국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저희를 지원해주길 바란다"며 "또 한국은 금융 분야 쪽에서도 국제자금세탁기구(FATF)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도가 추후 파키스탄을 블랙리스트(제재 명단)에 올려주는 데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