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사위·예결위 배분 ‘빈손 회동’…與, 27일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할 듯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6-26 18:04:08

양당 원내대표 합의 결국 불발
與 “추경안 처리 본회의 협조를”
野 “법사위장 양보 안하면 어려워”
與, 禹에 27일·30일 본회의 요청

여야가 우원식 국회의장이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26일에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공석’ 상임위원장 자리배치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예결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해야 한다는 국민의힘과 그럴 수 없다는 더불어민주당이 맞서면서다.

민주당 김병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내 한 식당에서 비공개로 오찬 회동을 가졌다.
민주당 문진석,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가 배석한 2+2형태 회동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24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일정과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연합뉴스

여야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예결위와 법사위, 운영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 등 현재 공석인 5개 상임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을지를 놓고 논의를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문 원내수석은 회동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은 6월 임시회 내 추경 처리를 위해 내일(27일) 반드시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며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국민의힘에) 협조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반면 유 원내수석은 “야당은 의회 내 견제와 균형을 위해 법사위원장이나 예결위원장을 야당에 양보하는 것을 요구했다”며 “이것을 들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본회의 개최를 협력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야 합의 불발에 따라 민주당은 27일 본회의를 열어 예결위원장 등 현재 공석인 상임위원장을 일괄 선출하기로 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오후에 우 의장과 만나 27일 본회의를 열어 비어있는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위한 30일 본회의 개최도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양당 오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김 원내대표는 우 의장과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의 과정 등에 대해 우 의장이 소상히 알고 있다”며 “(우 의장이) ‘27일 아침에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여당 의석(167석)만으로 과반이 넘기 때문에 우 의장이 본회의를 열기로 결심만 하면 상임위원장 선출은 가능하다.
유 원내수석은 민주당이 본회의를 일방 개최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원내 지도부가 논의하고, 의원총회도 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최근 ‘협치’를 강조하고 있고,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인준 등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우 의장이 국민의힘을 제외한 채 본회의 개의를 강행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 경우 이 대통령이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추경안 심의를 위해 예결위원장만 ‘원 포인트’로 우선 뽑은 뒤 다른 상임위원장은 여야 간 협상을 좀 더 기다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