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광주 군공항 이전, 직접 책임지고 챙길 것” [광주 타운홀 미팅]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6-25 18:30:07

취임 후 처음 호남 찾아 민심 청취
대통령실에 6자 TF 구성 지시도
李 “허심탄회하게 각자 입장 나누자”
강기정 광주시장·김산 무안군수 등
지자체장들 첨예한 현안 열띤 토론
당초 70명으로 제한된 청중 제한 풀자
1000여명 앉거나 서서 현장 지켜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광역시에서 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을 열고, 광주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 문제를 정부가 직접 책임지고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산하에 6자 태스크포스(TF) 구성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린 ‘호남의 마음을 듣다’ 토론회에서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장 및 시민들과 만나 광주 군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에 관한 의견을 교류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산 무안군수 등이 참석했고 대통령실에서는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토론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꼽으며 “제가 당대표 (선거에) 처음 나올 때부터 수없이 많이 논의됐는데 진척이 없다.
각각의 입장을 들어본 바에 의하면 서로 타협하면 지금보단 나은 상태를 누릴 수 있는데도 의견의 차이, 오해 이런 것 때문에 현재의 이 나쁜 상황이 계속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보면 좋겠다.
오늘 최종 결론이 나진 않겠지만 해결의 단초를 찾아보면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토론회에서 강 시장은 “마침 오늘 (참석한) 김용범 정책실장이 무안이 고향이고 제 고등학교 선배다.
광주와 전남을 다 안다”며 “김 실장 산하에 무안·광주·전남·기재부·국방부 (등으로 구성된) 팀을 하나 만들어서 ‘회의 10번만 하고 결론 내려라’ 이런 지시를 해주시면 저희가 성심성의껏 대통령 뜻을 받들어 해보고 싶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강 시장 제안을 비롯해 군공항 이전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뒤 해당 문제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고, (서로에 대한) 불신이라는 것도 있으니 국가 단위에서 책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실 산하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주민, 외부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6자 TF 구성을 지시했다.

3주 만에 다시 찾은 광주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타운홀미팅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하고 지역 민심을 청취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이 직접 광주를 찾아 군공항 이전 문제를 직접 중재한 것은, 지자체 간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로 수년째 답보 상태에 빠진 현안을 대통령이 직접 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앞서 대선 공식선거운동 기간이던 지난달 17일 광주에서 진행한 유세에서도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시면 제가 직접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 대통령은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대화하고 방법을 찾고, 이해를 조정해 (공항을) 신속히 옮기고 돈이 부족하면 정부에서 지원해 반드시 활로를 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당선 뒤 3주 만인 이날 광주를 다시 찾아 약속대로 직접 지역 현안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 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 입장하며 참석자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된 토론회는 당초 참석자를 70명 정도로 제한해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참석자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전면개방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 대통령은 “호남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본산이고 특히 광주는 12·3 비상계엄부터 시작된 ‘빛의 혁명’의 어머니 같은 존재 아닌가”라며 “광주·호남에서부터 진정한 민주주의, 국민 주권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모범적으로 찾아보자는 차원에서 여러분과 함께 대화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자유롭고 편안하게 대화해보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에도 반도체 산업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논란 당시 토론회를 열고 직접 좌장을 맡아 갈등 조정에 나선 바 있다.
대통령 취임 후에도 직접 현안을 조정하고 이해당사자 간 소통을 주도하는 국정 스타일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역 균형 발전’ 문제도 토론의 중요한 의제로 들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의 온갖 문제가 논의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우리나라가 과도하게 수도권 집중이 되면서 수도권이 미어터져서 생기는 문제가 대부분”이라며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해 국토가 효율적으로 사용되면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 어떻게 하면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 직접 이해당사자인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 첫 소록도 방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5일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한센인 환자를 위로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소록도병원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제공

이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는 국립 소록도병원을 찾아 병원 관계자들과 한센인 원생들을 만났다.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소록도병원을 방문한 것이다.
박지원·조희연 기자, 광주=한현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