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 사퇴 압박 속 버티기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6-10 19:02:45

국힘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간담회
“이젠 뼈를 깎는 각오로 변화·쇄신”
친윤계 사퇴 요구에 우호세력 구축
재선 의원 14명도 金 임기연장 동의

의원총회에서 사퇴 요구가 터져 나오며 위기에 놓인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버티기에 나섰다.
김 비대위원장은 원외 인사들과 만나며 우호세력 확보에 주력했다.
원내에서도 김 비대위원장 개혁안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비대위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주재한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이제는 뼈를 깎는 각오로 변화와 쇄신해야 한다.
누구도 예상 못한 혁신을 누구도 예측 못 할 속도로 이뤄내야 한다”며 “최전선에서 당 쇄신의 기폭제로서, 당과 국민을 잇는 교량으로서 위원장들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김 비대위원장은 대선 패배와 관련해 “집권여당으로서 잘못된 방향을 제때 바로잡지 못하고 명백한 잘못을 외면했다”며 “전임 대통령의 계엄은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이어진 친윤(친윤석열)계 주류의 탄핵 반대가 대선 패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거듭 지적한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5대 개혁안에 대해 전 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내일(11일) 의총에서 의원들에게 제안해 보겠다”고 했다고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이 전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간담회를 연 것은 당내 우호세력을 만들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전날 의총에서 친윤계를 중심으로 김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가 빗발치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현역 의원과 달리 원외 당협위원장들 상당수는 수도권 등 비(非)영남권으로, 상대적으로 개혁 성향이 강한 편이다.

자신의 쇄신 의지에 공감하는 원외 인사들을 중심으로 자기 세력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김 비대위원장의 개혁안 중에는 당론 투표 사안에 원외 당협위원장 의사를 반영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날도 김 비대위원장은 일부 당협위원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원내·외 연석회의를 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열린 제38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 및 개관식에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간담회 참석에 앞서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열린 6·10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제가 개혁안을 발표하게 된 것은 우리 당이 과거에 잘못한 것을 반성하고, 앞으로 국민들에 신뢰받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며 자신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의 당위를 역설했다.

이어 김 비대위원장은 “당의 많은 의원들이 저에게 묻는 게 ‘배후가 누구냐’는 말이다.
김문수 후보의 의중이냐, 심지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지령을 받는 게 아니냐는 말도 안 되는 말도 하고 있다”며 “비대위원장의 개혁안에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인지 해석만 한다면 당에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원내에서도 김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의견들이 모이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재선 의원 모임에 참여한 14명은 전당대회를 늦어도 8월 말까지 개최하는 한편,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를 연장한다는 데 합의했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