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용산은⑤] 尹 취임 일성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더팩트 기사제공: 2025-05-31 00:06:06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 국회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이동하며 연도를 메운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바야흐로 다시 대선 국면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실정으로 예정보다 일찍, 촉박하게 치르는 일정인 만큼 대선 주자들도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 들어설 정권은 가장 좋은 본보기도, 반면교사도 바로 직전 정권이다. 특히 새 대통령은 인수위 기간 없이 바로 직무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선례를 살펴보고 따져보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더팩트>는 윤석열 정부 인수위 기간부터 취임 초기에 이르는 3년 전 이 시기를 주요 이슈별로 되돌아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은 3년 전 취임 일성으로 '자유'를 강조하면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임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약 3년 뒤, 그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정에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위헌·위법행위를 자행했다는 이유로 파면 선고를 받았다.

2022년 5월 10일, 윤 전 대통령은 취임식을 갖고 약 17분 분량의 취임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국정운영 기조를 밝혔다.

취임사는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는 문장으로 시작해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는 다짐으로 끝을 맺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이 2024년 4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교역 질서의 변화와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분쟁의 평화적 해결의 후퇴 등 대내외적 리스크를 언급하면서 정치 분야 '민주주의의 위기'도 과제로 꼽았다. 특히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라며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위기의 해결책으로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제시하며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했고, '국민'은 15번 넣었다. 그러면서 인권, 공정, 연대도 핵심 가치로 지목했다.

다만 '통합', '협치', '소통'과 같은 키워드는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여소야대 정국과 대선에서 불과 0.73%p 득표율 차이로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메시지의 부재가 아쉽다는 평가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윤 전 대통령은 약 절반 정도만 수행한 임기 내내 거대 야당과의 대립을 이어갔다. 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은 취임 약 2년 뒤인 지난해 4월에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성사됐고,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채상병 특검법 등을 비롯해 각종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면 윤 전 대통령이 이를 국회로 돌려보내는 '거부권 정국'이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전까지 이어졌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이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비상계엄 선포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탄핵의 명분을 스스로 제공한 모양새가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진술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지난달 4일 탄핵심판 선고를 진행하며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은 취임 약 2년 후에 치러진 국회의원선거에서 피청구인이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됐다"고 짚었다.

또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해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며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함으로써 헌법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며 파면을 선고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3년 전 취임식을 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해 1호 결재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사인했다. 한 전 총리는 이후 윤석열 정부의 마지막까지 국정운영을 보좌했고, 탄핵심판 기간에는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도 수행했다. 그리고 지난 1일 사퇴 의사를 밝히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으나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당 내홍만 남긴 채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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