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전망 엇갈린 네이버·카카오…AI 전략 주목더팩트 기사제공: 2025-07-23 11:42:02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이 갈렸다. 네이버는 광고와 커머스, AI 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 카카오는 콘텐츠 부진으로 실적 반등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이 갈렸다. 네이버는 광고와 커머스, AI 사업의 동반 성장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 카카오는 콘텐츠 부진으로 실적 반등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9049억원, 영업이익 528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 11.7% 증가한 수치이다.

실적 개선 전망은 검색·디스플레이 광고 성장과 커머스 수수료 인상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광고 매출은 1조3567억원으로 시장 대비 높은 성장을 전망한다"며 "지난달 진행한 스마트스토어 수수료 인상으로 중개·판매 매출은 4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직전 분기 대비 3.6%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2분기 광고 성수기 효과와 챗GPT 사용 증가에도 비즈니스 쿼리를 통한 검색 매출 성장, 홈피드의 높은 광고 효율성으로 DA(디스플레이 광고)와 커머스 광고 모두 고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커머스 매출도 지난달부터 적용된 수수료 인상, 넷플릭스 멤버십, 도착보장 수수료 등으로 견조한 흐름이 기대된다"고 했다.

AI 사업 부문에서도 전략적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AI 브리핑을 통해 기존 비즈니스 쿼리 중심에서 정보전달형 쿼리로 범위를 넓혔고, 올해 하반기에는 통합검색 개인화와 피드 확장을 통해 정보성 쿼리에서 광고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커머스 부문에서도 마켓컬리와 콘텐츠(음악 스트리밍·게임 플랫폼) 등 멤버십 강화, 연내 쇼핑 중심 AI 에이전트 출시를 통해 내수 회복 시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GPU 확보·구축·운용지원 사업' 등 정부 주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되고 정책 투자 지원을 유치할 경우 AI 전략 실행 속도가 빨라지고 외연도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왼쪽)와 샘 울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지난 2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포옹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반면 카카오는 매출과 이익이 모두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9511억원, 영업이익은 126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2.7%, 영업이익은 약 5% 감소한 수치다.

부정적인 실적 전망은 콘텐츠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개편은 하반기 예정이고 콘텐츠 부문의 부진은 지속되기에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2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액은 1조34억원, 톡비즈 매출액은 5319억원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톡 개편과 AI 에이전트 출시가 카카오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이에 주목하고 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 발견 영역과 생성형AI 검색을 도입하고 오픈AI와의 협업 프로젝트(에이전트 및 구독 서비스)도 11월 중 출시 예정"이라며 "광고 매출의 성장과 AI를 통한 수익화를 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술 협력과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한다고 예고했다. 이용자를 대신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공개될 전망이다.

특히 AI 에이전트는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5월 AI 사업 전환의 신호탄으로 첫 소비자향 서비스 카나나를 내놓았지만, 베타 서비스 개시 두 달을 넘긴 현재까지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용자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으며, 정식 출시 이후에도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회의적 시선이 확산됐다.

이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카카오톡, AI라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을 효율화하고 있는 현상황에서 콘텐츠 부문의 반등을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렵기에 하반기 예정된 카카오톡 개편의 중요성은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카나나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는 유의미한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개인화 데이터 확보를 위해 피드형 발견 지면의 활성화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카카오가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조건으로 카나나 활성화, 발견형 지면 트래픽 확보, AI 에이전트 시장을 선점을 제시한다"며 "연내 AI 에이전트 출시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우선 시장 선점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