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603억·영업익 52억 기록…전년比 나란히 감소
증권가 "일정 불확실성 낮아져"…신작 모멘텀 기대↑
 |
| 엔씨소프트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603억원, 영업이익 52억원, 당기순이익 375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엔씨소프트(엔씨)가 내년 연매출 최소 2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며 반등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대형 신작 '아이온2'를 전략의 핵심에 두고, 기존 '리니지'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도 본격화하고 있다. 신규 IP들이 엔씨의 체질 개선과 성장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603억원, 영업이익 52억원, 당기순이익 3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80%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지역별로는 국내 매출이 2283억원, 아시아 561억원, 북미·유럽 309억원으로 나타났다. 로열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45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및 로열티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37%를 차지했다. 플랫폼별 매출은 PC 게임이 833억원, 모바일 게임이 2063억원이었다.
PC 게임 매출을 보면, 리니지는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든 223억원을 기록했고, 길드워2는 24% 감소한 193억원, 리니지2는 19% 줄어든 191억원으로 집계됐다. 블레이드&소울은 전년보다 244% 증가한 142억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리니지M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1127억원을 올렸고, 리니지W는 36% 감소한 532억원, 리니지2M은 32% 줄어든 379억원으로 나타났다.
 |
| 아이온2는 오는 29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세 정보가 공개되며, 다음 달 FGT(Focus Group Test)를 거쳐 11월 한국과 대만에 출시된다. /엔씨소프트 SNS 캡쳐 |
엔씨는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연매출을 최소 2조원에서 최대 2조5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레거시 IP를 통한 안정적 수익, 신작 IP의 공격적 확대,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M&A 전략이 3대 축이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레거시 IP를 기반으로 모든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기존 레거시 IP에 지역 확장과 스핀오프 게임을 더해 연간 1조4000억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IP를 통해서는 추가로 연간 6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대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한다"며 "새로운 장르 개척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M&A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중에서도 하반기 출시될 아이온2는 가장 주목받는 타이틀이다. 엔씨는 아이온2에 대해 "기존 리니지라이크와는 확연히 다르다"며 "글로벌 론칭을 목표로 한 PvE(이용자 대 환경) 중심의 콘텐츠로, 레이드 요소가 강화된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과거 아이온에서 기술적 한계로 구현하지 못했던 콘텐츠를 아이온2에서 완성했다"며 "페이 투 윈(Pay to Win) 요소가 없지는 않겠지만 리니지 스타일의 BM과는 다를 것이다. 리니지라이크와 같은 BM은 초기부터 넣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온2는 오는 29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세 정보가 공개되며, 다음 달 FGT(Focus Group Test)를 거쳐 11월 한국과 대만에 동시 출시된다. 글로벌 론칭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아이온2의 흥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특히 신규 IP 목표 매출(6000억원~1조원) 중 아이온2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한다.
박 공동대표는 아이온2의 매출 전망에 대해 "한국과 대만에 출시한 리니지2M 연간 매출의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로 잡았다. 너무 보수적으로 잡아 개발팀이 들으면 화가 날 정도의 숫자"라고 말했다.
이어 "TL(쓰론앤리버티)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출시 이후 우리는 로열티만 받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 추정이 어렵지만, 1년간 해외 매출이 4000억원 이상일 것"이라며 "한국과 대만 매출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아이온2는 TL보다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엔씨는 아이온2를 포함해 'LLL',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 등 7종의 신규 IP 신작과 3종의 기존 IP 신작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중 일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프로젝트로, 내년까지 집중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박 공동대표는 "내년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올 하반기까지는 보릿고개 시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의구심이 생길 수 있기에 내년 매출 전망치를 공개하게 됐다. 내부적으로 다수의 신작에 대해 확신이 있으며, 사내 분위기 역시 '다시 한번 일어서자'는 결기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분위기가 외부에도 전해지기를 바란다"며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듯, 이번에 제시한 가이던스는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신작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신작 출시 일정에 대한 재확인과, 내년 매출 컨센서스(1조9000억원)를 뛰어넘는 공격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한 점이 고무적"이라며 "투자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주요 신작의 출시 일정 연기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sohyu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