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테크 스타트업 115곳 투자…99%가 시드·시리즈A
"불확실성 불구 96% 압도적 생존율…동반성장 멘탈리티"
 |
|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D2SF 주요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 D2SF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네이버 사업부는 물론 포트폴리오사와도 교류하며 자연스럽게 고객으로 이어졌습니다. 네이버와의 협업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양수영 테크타카 대표)
"네이버 D2SF의 투자를 받고 많은 부분이 수월해졌습니다. 창업 단계에서 자주 받는 기술적·비즈니스적 의문에 대해 네이버의 투자 자체가 하나의 신뢰와 검증으로 작용했습니다." (최별이 무빈 대표)
네이버 D2SF가 지난 10년간 115개 스타트업에 투자한 결과, 이들 스타트업의 누적 기업가치가 5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투자받은 스타트업들은 네이버 브랜드가 주는 신뢰와 생태계와의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성장을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네이버 D2SF는 13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창립 10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범 이후의 주요 성과를 공개했다. D2SF는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통해 더 큰 성장을 추구하는 네이버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다.
네이버 D2SF는 지난 10년간 총 115팀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이 중 99%가 창업 초기 단계인 시드(Seed) 또는 시리즈A 단계였다고 밝혔다.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현재 기업가치는 5조2000억원에 달하며, 지난 2021년(70팀) 대비 약 4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당장 협력 접점이 없어도 우수한 기술을 가진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이 D2SF만의 차별점"이라며 "2021년에 6주년 행사를 하며 기업가치 합산을 했을 때 1.3조 정도를 기록했다. 4년 만에 기업가치가 4배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생존율도 96%에 달한다"며 "일반적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3년 생존율이 약 70%, 5년이 지나면 30~40% 수준이 된다. D2SF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96% 생존해 있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수치"라고 강조했다.
 |
| D2SF는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통해 더 큰 성장을 추구하는 네이버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다. /더팩트 DB |
실제로 네이버 D2SF가 주목한 기업들은 AI, 버추얼, 로보틱스 등 각 기술·산업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선 '개척자'들이다.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96%라는 생존율과 평균 18개월 만의 프리-A 단계 도달 등 빠르고 견고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D2SF 측 설명이다.
양 센터장은 대표적 투자 사례로 국내 최초 AI 반도체 칩을 설계한 퓨리오사AI,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로 상장한 클로봇, AI 데이터 플랫폼 최초 상장사 크라우드웍스 등을 꼽았다. 특히 퓨리오사AI는 설립 초기부터 세 차례에 걸쳐 D2SF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네이버 D2SF는 투자뿐 아니라 입주 공간, 클라우드 인프라, 밸류업 프로그램 등으로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D2SF에 따르면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한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약 9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캠퍼스 기술창업공모전 등을 통해 학생 창업팀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실질적 협업은 수치로도 입증됐다. 전체 투자 기업 중 64%가 네이버 또는 자회사와 협력 관계를 맺었으며, 이 중 3곳은 M&A로 이어졌다. 테크타카도 네이버쇼핑과 협력해 주7일 '네이버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무빈도 네이버 콘텐츠 플랫폼 '치지직'과 실시간 3D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별이 무빈 대표는 "긴 기간 협업하며 느낀 점은 네이버가 스타트업에 매우 친화적인 기업이라는 것"이라며 "외부 기술과의 협업에 대한 니즈(needs)가 크고, 현재 기술 파트너로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네이버 역시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기업으로서, 이들과 함께 성장해 가는 문화와 멘탈리티가 내재돼 있다"며 "금융자본이 자본을 투자해 자본 회수에 초점을 맞춘다면, 산업자본은 기업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D2SF는 산업자본, 즉 '빌더'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고, 함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과정 자체가 큰 보람"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10년을 향한 계획도 제시됐다.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81%는 글로벌 진출을 모색 중이며, D2SF 역시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D2SF US'를 출범시키며 글로벌 투자 허브 구축에 나섰다.
양 센터장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고객 및 파트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D2SF가 지난 10년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브릿지 역할을 하겠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산업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이날 10주년 메시지를 통해 "네이버 D2SF는 네이버가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활동"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우수 스타트업의 글로벌 성장 여정을 함께하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sohyu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