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명상 속 함정?”… 양반다리 자세가 척추에 미치는 영향스포츠월드 기사제공: 2025-03-05 09:38:54

1990년대 한국 판타지 문학의 거장, 이우혁 작가의 ‘퇴마록’이 2025년 애니메이션 ‘퇴마록: Exorcism Chronicles: The Beginning’으로 돌아왔다.

이 영화는 원작의 첫 에피소드 ‘하늘이 불타던 날’을 기반으로 현대적 감각과 첨단 애니메이션 기술을 더해 재탄생했다.

상영 시간 85분 동안 제작진은 최한, 남도형 등 유명 성우들의 목소리로 판타지 세계를 생생히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는 해동밀교 145대 교주가 절대 악의 힘을 얻기 위해 의식을 진행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이를 막기 위해 해동밀교의 다섯 호법이 나서고, 파문당한 신부 박윤규, 무공을 연마한 현암, 예언의 아이 준후가 합세해 거대한 악에 맞선다.

이번 영화의 세계관에서 수행은 단순한 수련이 아니라 강력한 힘을 깨우고 악에 맞서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이 때문에 영화 곳곳에서 수행자들이 양반다리 자세로 명상하거나 의식을 행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다만, 환자의 척추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진으로서 해당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허리 부담을 주는 자세라는 사실이 끊임없이 되뇌어졌다.

양반다리는 좌식문화에 익숙한 한국사람들에게는 ‘가부좌’, ‘아빠다리’, ‘책상다리’로도 불린다.
이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척추와 골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쪽 다리가 반대쪽 위로 올라가며 고관절, 발목, 허벅지에 하중이 집중된다.
이로 인해 골반 비대칭이 생기고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이 긴장해 근막염증이나 인대 손상을 발생시킬 수 있다.

바닥에 앉아 먹어야 하는 식당에서 오랜시간 양반다리를 하다보면 허리가 뻐근해지며 통증이 발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골반 불균형과 지속된 허리 통증을 방치할 경우 척추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가 제자리를 벗어나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허리디스크까지 발현될 수 있다.

이에 허리 통증과 더불어 다리 저림 증상 등이 느껴질 경우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다행히 대부분의 허리 통증은 한의학과 같은 보존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침 치료는 척추 주변 혈자리를 자극해 근육 긴장을 완화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데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실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하버드 의대 공동 연구에서는 침 치료가 만성 허리 통증 환자의 둔감해진 감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아울러 한약재 유효 성분을 함유한 약침 역시 빠른 허리 염증 제거 효과를 보였다.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가 물리치료보다 6배 빠르게 허리 통증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양반다리 자세로 인한 부담을 줄이려면, 위로 올리는 다리를 번갈아 바꿔 주거나 틈틈이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등받이가 있는 좌식 의자를 활용하거나, 수시로 무릎을 펴고 앉는 것도 허리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