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용차→화물차→휠체어 탑승차로 변신… 기아 PV5는 어떤 차? [모빌리티&라이프]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2-27 17:02:00

기아가 준비해온 PBV(목적기반차) 사업의 첫번째 모델 PV5가 베일을 벗었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모듈화 구조로 손쉽게 여러 분야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기존 소형 상용차와 이를 개조한 차량들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게 된다.

차량 측면에서 휠체어로 탑승할 수 있는 WAV 모델. 타라고나=백소용 기자

◆목적에 따라 무한변신하는 차

PV5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타라고나의 타라코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기아 EV(전기차) 데이’에서 전세계 취재진의 궁금증이 가장 많이 집중된 모델이다.

기아가 제시한 PBV는 상용차 중에서도 차급이 작은 LCV(경상용차)로 통칭된다.
사업 용도에 맞게 개조해서 사용하는 특장차 형태도 많다.
기아는 전기차 PBV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LCV 시장은 유럽에서는 굉장히 강한, 수요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시장이지만 지금까지는 이 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며 “지금은 전동화도 LCV 플랜에 넣을 수 있어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첫 전용 PBV PV5는 맞춤형 차량 구조와 다양한 첨단 신기술을 적용한 중형 PBV다.

모듈 방식으로 맞춤형 가구처럼 원하는 용품을 실내에 추가할 수 있게 해주는 ‘기아 애드기어’ 예시. 타라고나=백소용 기자

현장에서 확인해본 PV5의 실내는 ‘열린 상자’를 주제로 간결하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모듈 방식으로 맞춤형 가구처럼 원하는 용품을 실내에 추가할 수 있게 해주는 ‘기아 애드기어’의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운전석 좌측면부, 플로어 콘솔 상단부 등에 마련된 체결 플랫폼을 이용해 스마트폰 거치대나 카드 결제기, 컵 홀더 등을 손쉽게 추가로 장착할 수 있었다.

PV5는 패신저, 카고, WAV, 샤시캡 등의 기본 모델과 라이트 캠퍼, 프라임, 오픈베드, 내장·냉동탑차, 크루 등 컨버전 모델로 제공된다.

패신저는 차량 호출 서비스인 카헤일링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1∼3열 시트 배열을 탑승 규모와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하며 맞춤형 실내를 구성할 수 있다.
2열 리클라이닝과 폴딩 시트를 적용해 활용도를 높였다.
기아는 택시 운전자를 위해 앱미터가 적용된 올인원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고는 PV5 패신저의 운전 공간을 기본으로 하고 사용 목적에 따라 적재 용량을 달리한 컴팩트, 롱, 하이루프로 운영된다.
화물 공간에 조명, 그물망, 고정장치 등을 체결할 수 있게 해주는 ‘L-트랙 마운팅’을 적용하고, 전원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V2L 기능도 제공된다.

PV5를 캠핑카로 활용한 모습. 타라고나=백소용 기자

휠체어 탑승자를 위해 탄생한 WAV도 눈길을 끌었다.
인도에서 안전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차량 후면이 아닌 측면 승하차 방식으로 디자인했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2열에서 탑승해 휠체어 벨트 체결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보호자가 동승해 휠체어 탑승자를 옆에서 보조할 수 있도록 3열 팁업 시트를 적용했다.
기아는 WAV가 고가의 휠체어 탑승 차량의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는 기본 모델 외에도 직접 생산하고 보증하는 컨버전(개조) 사업을 직접 할 방침이다.
기존 애프터마켓에서 진행된 개조를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유럽 전용 크루 모델은 패신저와 카고의 특성을 결합해 2열 공간을 필요에 따라 적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L-트랙 마운팅과 카고룸 내부 V2L을 추가해 업무에 이용할 수 있다.

기아는 다양한 고객의 주행 환경을 고려해 PV5를 71.2kWh 및 51.5kWh 용량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해 운영한다.
유럽 지역에서는 43.3kWh 용량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한 카고 모델을 추가로 운영한다.

71.2kWh 용량의 배터리가 적용된 PV5 패신저는 최고 출력 120kW, 최대 토크 250N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하며, 유럽 WLTP와 자체 측정 기준 1회 충전으로 최대 400㎞를 주행할 수 있다.


기아는 PV5의 루프, 도어, 테일 게이트 등에 해당하는 바디 부품을 모듈화한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적용해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바디 사양을 최적 생산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카고 모델의 후면 모습. 타라고나=백소용 기자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싹 바꿨다

기아는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으로서 차량 상품성,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조 부문의 세 가지 혁신 요소에 기반한 PBV의 비즈니스 전략도 공개했다.

기아는 PBV에 PBV 전용 플랫폼 E-GMP.S를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했다.
E-GMP.S는 편평한 형태의 플랫폼 위에 다양한 어퍼 바디를 적용할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콘셉트로 개발돼 향후 소형부터 대형 PBV까지 폭넓은 제품 라인업 대응이 가능하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AAOS(안드로이드 자동차 운영체제)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앱 마켓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특화 앱을 지원해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한다.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차량의 커넥티드 데이터를 통해 플릿 운영 관리 효율을 향상시키는 플릿 관리 시스템 등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기아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아 PBV 전용공장인 화성 이보(EVO) 플랜트에서 컨베이어 및 셀 제조 방식을 결합해 다품종 소량생산을 할 예정이다.


기아는 하반기 국내와 유럽에서 PV5 기본 모델을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컨버전 모델을 포함한 PV5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국내에서는 오는 4월 개막하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최초로 PV5를 선보이고 올해 상반기 중 국내와 유럽에서 계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타라고나=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