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검사만으로 방광암 조기에 잡는다”스포츠월드 기사제공: 2025-02-06 18:49:04

“소변 DNA 검사 진단 정확도 높아
방광 내시경 비용 부담·고통 줄 듯”

소변 검사만으로 방광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법이 나왔다.

방광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 가능하지만 진행된 후에는 방광 절제술 또는 전신 항암 및 면역치료가 필요하다.

정인갑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환자에게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 등 방광암 진단법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흔히 방광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 방광 내시경 검사가 표준 검사로 활용돼왔다.
다만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특히 성인 남성은 검사 중 통증이 매우 심한 게 단점이었다.
이런 상황에 소변을 이용한 DNA검사가 방광암 진단에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정인갑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은 2022년 3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국내 10개 의료기관의 혈뇨 환자 1099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를 시행했다.
이는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인 메틸화 변화 패턴을 분석해 암세포를 찾는 방법이다.

그 결과 219명이 방광암으로 진단됐다.
이 가운데 176명은 재발 및 전이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방광암 환자로 확인됐다.
고위험 방광암 진단 민감도는 89.2%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검사법인 소변 NMP22 검사와 요세포 검사보다 38~50% 더 높은 수준으로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광암은 60~70대 남성에게 주로 발생한다.
고령화로 국내 환자수도 증가세다.
방광암을 의심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증상은 혈뇨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침습적 방광 내시경 검사가 필수다.
하지만 상당수의 혈뇨 환자들은 방광암이 아님에도 불필요한 내시경 검사를 받게 돼 불편이 컸다.

방광 내시경 검사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보조 검사법이 연구됐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여러 소변 바이오마커 검사법은 진단 정확도가 낮아 활용되지 못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발표된 방광암 진단을 위한 소변 바이오마커 연구 중 가장 대규모로 진행된 다기관 연구로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의 높은 정확도를 최초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정인갑 교수는 “방광암 조기 진단은 환자의 예후에 매우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방광 내시경 외에 정확도가 높은 비침습적 검사가 없었다”며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는 기존의 소변 바이오마커 검사법보다 정확도가 훨씬 높아 향후 상용화 되면 방광암 조기 진단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광암 조기 진단에서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가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광암 치료 후 재발 모니터링을 받는 환자들에게 고통스러운 방광 내시경 검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에서 발간하는 암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 피인용지수 22.3)’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