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K-뷰티의 성공을 발판으로 K-패션도 올해 해외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패션·의류 기업들은 내수 침체와 이상기후로 인한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K-패션은 중저가 경쟁이 치열한 중국, 베트남과의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전략과 독창적인 디자인을 앞세우고 있다.
LF는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를 한국과 동일한 가격·품질로 유지하며 고급 이미지를 강화해 지난해 중국, 대만, 베트남에서 전년 대비 15% 매출 성장을 이뤘다.
남성복 마에스트로도 베트남 상류층을 겨냥해 하노이 랜드마크 백화점에 입점시켰다.
젊은 층 타깃의 던스트는 뉴욕과 파리에서 광고를 진행하며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준지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 럭셔리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열고 유럽 주요 도시에서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저가 제품으로 경쟁이 어려우며, 베트남과 중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패션 기업들은 독창적인 디자인을 무기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섬은 꾸준한 파리 패션위크 참가로 기반을 다진 뒤, 지난해 파리에서 시스템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어 연간 목표 매출의 130%를 달성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마땡킴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어 홍콩에 첫 매장을 오픈했고, 향후 5년 내 아시아에 27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또한 우영미는 2023년 파리 생토노레 거리에 한국 브랜드 최초로 단독 매장을 열며 유럽 명품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패션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이 있다.
지난해 3분기 가구당 의류·신발 월평균 소비지출은 11만 4천 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에는 이상 기온 탓에 패딩, 코트 등 고가 겨울 의류 판매가 부진해 실적 반등이 어려웠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과 달리 패션은 충성 고객 확보가 중요한 만큼,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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