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의존 지적…숏폼 콘텐츠 차별화 가능성도 '글쎄'
AI를 '핵심 자산' 규정 정신아 대표 리더십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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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정예팀 선발에서 탈락했다. /더팩트DB |
[더팩트ㅣ정리=조소현 기자] 이번주 산업계와 경제 현장은 명암이 확연히 갈렸습니다. IT 업계는 '국가대표 AI' 선발전 결과에 술렁였고, 금융권은 새 경제팀의 첫 호흡 맞추기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변화의 속도는 빠르고, 온도차는 큽니다.
우선 IT 업계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자 발표로 이목이 쏠렸고, 그 과정에서 카카오의 탈락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AI 주권과 기술 자립을 둘러싼 논쟁, 그리고 카카오의 전략이 도마 위에 올랐죠.
금융권에서는 새 경제팀이 첫 회동을 가졌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팀'을 강조하며 공조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구 부총리는 AI·자동차·SiC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고, 이 총재는 한은이 싱크탱크 역할을 지원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특히 이 총재의 '한미 관세 협상으로 8월 통화정책회의 부담을 덜었다'는 발언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 카카오, '국가대표 AI' 탈락…전략 같다지만 업계 평가는 냉정
-지난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이끌 5개 컨소시엄을 발표하면서 IT 업계가 술렁였다면서요, 카카오가 탈락했다고요?
-네. 과기정통부는 지난 4일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을 국가대표 AI 모델을 만드는 사업에 우선 5개 정예팀에 선정했습니다. 이들은 대규모 데이터·GPU 자원·연구비를 집중 지원받게 됩니다. 반면 카카오는 KT, KAIST, 코난테크놀로지 등과 함께 명단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업계에선 정부가 '정예팀'이라 부른 그룹에 AI를 '핵심 자산'으로 규정한 카카오가 포함되지 못한 건 상징적인 패배로 평가합니다.
-업계는 이번 탈락의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요?
-핵심적으로 지적되는 건 '소버린 AI' 구현 역량 부족입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AI 주권과 기술 자립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카카오는 오픈AI 등 외부 기술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AI 메이트 '카나나' 등 주요 서비스에 오픈AI API를 적용한다고 발표했죠.
-카카오도 자체 모델을 공개하긴 했잖아요?
-맞습니다. 다만 사업자 선정 직전에야 서둘러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독자 기술력 홍보에 나섰지만, 이미 늦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주권을 목표로 하는 사업에서 해외 기업과의 협업은 정보 유출 우려로도 이어질 수 있어 평가에 불리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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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아 카카오 대표(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2월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
-카카오는 어떤 입장을 냈습니까?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정부와 카카오의 AI 전략이 본질적으로 같다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정부의 소버린 AI 방향성과 카카오 AI 전략은 결국 하나로 수렴한다"며 "AI를 서비스로 확장하고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두의 AI'로 제공하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서비스로서의 소버린 AI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 포인트"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오픈AI와의 협업을 강조하는 카카오의 전략 방향이, 독자 기술과 데이터 자립이라는 소버린 AI의 핵심 가치와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번 탈락이 카카오 내부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아무래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는 올해 초부터 AI를 '핵심 자산'으로 규정하고 신사업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전략을 강조해왔습니다. 카카오는 오랜 기간 AI에 투자해왔지만, 이번 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것은 리더십과 역량 모두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카카오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다수 보유해 AI 에이전트 시대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음에도, 이를 성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실적 발표에서 다른 서비스 구상도 밝혔죠?
-네. 정 대표는 "카카오톡 세번째 탭에 숏폼 비디오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콘텐츠 수급 채널 다변화와 크리에이터 제작 스튜디오 구축 계획을 밝혔습니다.
-숏폼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업계에선 숏폼 시장이 이미 유튜브·틱톡 등 글로벌 서비스에 장악된 상황에서, 카카오톡에 해당 기능을 추가한다고 해도 이용자 유입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정 대표가 차별화 전략 없이 기존 모델을 답습만 한다면 시장의 반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옵니다.
-그렇군요. 카카오가 그간 보여준 저력만큼 이번에도 변화를 선도하길 바라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sohyu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