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000억원대 탈세…강남 등 고가 아파트 구매더팩트 기사제공: 2025-08-07 12:12:02

국세청은 국내 아파트를 취득·보유하는 과정에서 각종 편법을 이용해 정당한 세금을 회피한 외국인 탈세자들로 총 49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더팩트 DB

[더팩트ㅣ세종=박병립 기자] 외국인이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세금을 내지 않고 강남 등의 고가 아파트를 구매하다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편법 증여, 탈루소득, 임대소득 탈루 등의 방법으로 세금을 내지 않았다. 특히 한 외국인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대금을 현금으로 ATM을 통해 지불하는 방법으로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하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국세청은 국내 아파트를 취득·보유하는 과정에서 각종 편법을 이용해 정당한 세금을 회피한 외국인 탈세자들로 총 49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의 신고된 소득이나 금융기관 대출 등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아파트를 취득하지 않고, 부모·배우자 등으로부터 편법 증여받은 자금을 활용하거나, 국내에서 발생한 사업소득을 탈루해 아파트 취득자금을 마련한 혐의다.

또 취득한 아파트에 실거주하지 않고 임대하는 경우에도, 상당수가 임대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국세성 조사결과 확인됐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편법증여 이용 취득자 16명 △탈루소득 이용 취득자 20명 △임대소득 탈루 혐의자 13명 등 모두 49명이다.

실제로 외국인 A씨는 해외 여러 곳에도 동일한 업종의 회사를 설립해 운영 중이나, 이중 해외법인 B사로부터 급여 수십억원을 받았지만 신고하지 않은 혐의다. 또 배우자로부터 현금 수억원을 증여받았으나 증여세를 무신고한 혐의도 있다. A씨는 근로소득과 증여받은 돈으로 서울 중심지에 있는 수십억원의 아파트를 사들였다.

한 외국인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대금을 현금으로 ATM을 통해 지불하는 방법으로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하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간 사례. /국세청

세금을 내지 않고 현금으로 고가의 아파트와 고급 수입차를 구입한 외국인도 국세청의 그물망에 걸렸다. 국내에서 미등록 사업자로 수입 화장품 판매업을 운영하는 C씨는 지난 5년간 수십억원의 현금매출에 대한 소득세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다. 또 배우자로부터 현금 수억원을 증여받았으나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특히 C씨는 강남 소재 수십억원의 고가 아파트 대금을 ATM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전액 현금 지급해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하려했고, 보관하고 있는 현금으로 수억원의 고급 수입차를 구입하기도 했다.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은 "국토교통부 등 국내 유관기관은 물론 해외 과세당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국내 부동산을 이용해 불법과 탈세를 일삼는 외국인 탈세자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며 "특히, 외국인의 자금출처·소득은닉과 관련해 자국에서의 탈세 혐의가 확인되면 자발적 정보교환 형태로 적극 통보해 해당 과세당국에서 세무조사 등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등기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은 2022년부터 2025년 4월까지 국내에서 총 2만6244채, 거래금액 7조 9730억원 규모의 아파트를 사들였으며, 취득 건수와 금액은 모두 지속해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사들인 부동산은 △경기(9808건·2조8812억원) △서울(3402건·2조7005억원) △인천(3017건·8799억원) 순으로 주로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를 취득했다.

외국인의 수도권 아파트 취득 비중은 건수론 61.8%(1만6227건), 금액으론 81%(6조4616억원)에 달한다.

rib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