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 100% 언급…산업계 "정치권 관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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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전용부두어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는 모습. /현대자동차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미국이 각국을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7일(현지시간)부터 본격 시행된다. 관세 협상으로 한국은 상호관세율 15%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약 100%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산업계 전반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7일 0시1분(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각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한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상호관세율을 15%로 하고,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반도체에 100%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 대미 시설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반도체에 약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미 수출 품목 중 효자였던 자동차부터 가격 경쟁력이 달라진 만큼 업체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3월 총 21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제품을 현지에 먼저 공급하는 전략을 펼 예정이다.
현지에 있는 글로벌 업체와 협력도 강화한다.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와 업무협약을 맺은 현대차는 7일 5개 차종을 공동으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중형 픽업과 소형 픽업, 소형 승용,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 4종과 전기 상용 밴 1종 등 총 5종이다.
일본은 앞서 2.5% 관세율에서 15%로 증가했지만, 한국은 0%에서 15%로 늘었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현지 가격 경쟁력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평가가 있다.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와 경쟁하는 현대차로서는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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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5번째)과 한국 협상단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관세 협상 타결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철강·알루미늄 품목별 관세율 50%는 유지되는 상황에서 철강업계뿐만 아니라 가전업계도 현지 생산 확대 등 전략 수립에 안간힘을 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철강 파생 제품 관세 명단에 가전제품도 포함했다.
현대차그룹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 일환으로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에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그룹도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다만 제철소 건립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단기적 피해는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현지 공장 생산량을 늘리는 전략을 추진한다. 가격 인상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세탁기 공장 생산 품목 확대를 검토한다. LG전자는 지난달 25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생산지 최적화 플랜을 실행하겠다고 했다.
기아와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멕시코 생산시설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하나, 미국과 멕시코 관세 협상이 변수다. 멕시코는 미국과 관세 협상이 지지부진했고, 30%로 인상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멕시코 공장을 활용하려는 한국 업체 계획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계는 미국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공략이라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도 생산시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 시행에 따른 수혜도 노린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와 함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에 관세가 부과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부과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산업계에서는 정치권 지속적인 관심을 바라는 모양새다. 여야 의원 106명은 지난 4일 국내 철강 산업을 지원하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울산 현대차 공장을 찾아 국내 업계 촉진 세제 혜택을 언급했다.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이후 세부적인 협의가 잘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며 "4차까지 5000여개 협력사가 한국 자동차 제조업을 뒷받침하는데 이 부분 경쟁력도 약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