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터뷰에서 언급…시행 유예기간 '1년6개월'
자국 내 생산 유도 압박?…업계 "일단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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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최대 250%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 |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최대 250%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제약바이오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은 최대 의약품 시장인 만큼 고관세 도입 시 수출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적은 관세를 적용하겠지만, 1년 혹은 1년 반 내에 150%로 올리고, 이후 최대 250%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언급한 200% 관세보다 상한선을 높인 것으로, 이번에는 구체적인 인상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관세 부과 구상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특정 수입품이 국가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검토한 뒤 대통령이 직접 관세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의약품 수입에 대해 이미 조사를 시작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품목별 관세율 발표 시점을 "다음 주 정도"라고 예고했다.
초기 관세는 15% 안팎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는 무역 협상에서 의약품 관세를 15%로 합의했으며 한국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약속했다. 다만 품목별 관세가 발표되지 않은 만큼 제네릭 의약품, 바이오시밀러, 원료의약품(API) 등 품목별 차등 적용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은 EU와의 무역 협상에서 제네릭 의약품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결과에 따라 국가별 관세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발표한 관세 인상 시나리오에 따르면 올해 15% 수준의 의약품 관세를 도입하고 오는 2027년 150%, 2028년 최대 250%까지 단계적으로 오를 수 있다.
관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미국 내 생산 유도를 위한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DS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의약품 250% 관세 부과'는 실현 가능성보다는 정치적 협상 레버리지 성격이 짙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제조업 부흥과 약가 인하 정책을 두고 자국 글로벌 제약사(빅파마)와 갈등을 빚고 있다. 빅파마는 주로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 시장으로 판매하는 구조이며 약가 인하 정책에 반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 구조의 기업에는 영향이 제한적이겠지만 제네릭과 API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관세 리스크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제약 공급망 구조도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품목별 관세가 발표될 때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해외 생산시설 마련에 수년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높은 비용과 약가 등 고려해야 할 변수도 많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셀트리온은 미국 수출분 2년분을 미리 확보하고 현지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팜은 푸에르토리코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수출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보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