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가수 이지훈이 지난 7월 21일, 서울 청량리의 다일공동체 '밥퍼나눔운동본부'를 방문해 가족 19명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이들은 오전부터 식사 준비와 배식, 뒷정리까지 현장 곳곳을 분주히 오가며 하루를 온전히 '함께하는 나눔'에 쏟았다.
이날 봉사는 단순히 유명인의 일회성 참여를 넘어, 세대를 아우른 가족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실천한 연대의 현장이었다.
가족 전체가 함께 한 봉사는 밥퍼의 오랜 역사 속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현장의 따뜻한 분위기를 한층 더했다.
1988년 첫 숟가락을 올린 이후, 밥퍼는 올해로 37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도시의 가장자리에서 뜨거운 밥 한 끼를 지켜왔다.
쪽방촌 어르신과 거리 노숙인,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을 위한 이 활동은 단순한 급식을 넘어, 공동체 회복의 기반이자 도시 빈틈을 메우는 지속적 돌봄 행위로 자리잡았다.
이지훈과 가족은 이날 오전부터 조리 보조, 식기 정리, 배식 동선 안내, 설거지와 청소까지 모든 과정에 성실히 참여했다.
"처음엔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어른들보다 더 집중하고 진심을 다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제가 더 배웠다.
" 이지훈은 봉사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밥을 푸는 손길마다 삶의 무게가 느껴졌고, 그 손들이 모여 이 공간을 떠받치고 있었다.
이게 바로 '몽석'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가 아닐까 싶었다"고 전했다.
최일도 다일공동체 대표도 이날 현장을 함께하며 격려를 전했다.
"이지훈 씨 가족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온몸으로 섬김을 실천하신 분들"이라며 "이처럼 함께하는 가족의 모습이 밥퍼에 오는 어르신들께 큰 위로가 됐다"고 밝혔다.
이종현 AVPN 한국대표부 총괄대표도 함께한 자리에서 "나눔은 개인의 마음을 넘어 현대 사회 구조 속에서 종합적으로 실현될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며 "오늘 이지훈씨 가족의 모습은 그 구조를 따뜻하게 채우는 시민 리더십의 한 장면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작은 실천이 모여 신뢰를 만들고, 신뢰는 결국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다"고 덧붙였다.
이지훈은 다양한 NGO와 함께해온 대표적인 '실천형' 연예인으로 꼽힌다.
세이브더칠드런, 밀알복지재단 등에서 공식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아동, 장애인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왔다.
"밥 한 끼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붙잡아주는 일이다.
그런 일상이 모여 사회가 버티고 있는 거겠죠. 이런 나눔은 금속처럼 단단하고, 일상 속에 오래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현장에서의 그는 연예인보다는 '성실한 시민'에 가까웠다.
봉사에 대한 거리감, 유명인과 대중 사이의 벽을 낮추는 그날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실질적인 동기와 감동을 전했다.
그는 "이번 경험이 우리 가족에게 새로운 삶의 전통이 되기를 바란다"며 "누구든 할 수 있는 작은 나눔이, 결국은 가장 현실적인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밥퍼의 마당에서 만난 이지훈은 조용하지만 단단했다.
그가 쌓은 하루의 경험은 말보다 깊은 울림으로 남았고, 그 울림은 '함께 나눈다'는 문장보다 더 묵직하게 전해졌다.
정진 기자 peng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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