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주담대 일부 재개…금리·한도 '옥죄기' 지속
SGI 보증 장애까지 실수요자 혼란 가중
 |
| 6·27 대출 규제 전산 반영으로 막혔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가 속속 재개됐지만 일부 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추가 중단까지 예고해 실수요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6·27 대출 규제 전산 반영으로 막혔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가 속속 재개됐지만 일부 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추가 중단까지 예고해 실수요자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예·적금 금리는 계속 떨어져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 가운데 전세·주담대 보증을 맡는 SGI서울보증 전산 장애까지 겹치면서 창구 혼란이 가중됐다. 전산은 복구됐으나 하반기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6·27 대책 전산 반영으로 일시 중단됐던 비대면 주담대가 7월 들어 순차적으로 다시 열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16일, KB국민은행은 11일 비대면 접수를 부분 재개했고, NH농협은행도 18일 서비스를 재개한다.
그러나 SC제일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이유로 9월 말까지 비대면 주담대를 추가 중단하기로 했다. 21일부터 대표 상품 '퍼스트홈론'의 금리 기준을 금융채 5년물로 한정해 5년 주기 변동형만 취급한다. 사실상 한도 축소·금리 상향 조치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신청 접수도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대출모집인이 8∼9월 실행 예정인 수도권 주담대 신청을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지역에 상관없이 대출모집인을 통한 8월 실행 주담대 접수를 중단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8일 8∼9월 이뤄질 주담대의 대출모집인 접수를 막았다. 다만 전세대출은 별도 제한이 없고 이달 실행 예정 대출 신청은 가능하다.
예·적금 금리는 계속 떨어져 예대금리차는 벌어지고 있다. 6월부터 주요 시중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내리면서 12개월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2.6% 안팎으로 주저앉았다.
반면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5월 신규 주담대 금리는 3.87%, 가계대출 평균은 4.26%를 유지해 예대금리차가 1.5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예금 금리가 내려가는 속도를 대출 금리가 따라잡지 못한 결과다.
 |
| 하반기 대출길은 더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
코픽스는 (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 2.54%로 9개월 연속 하락했으나 체감 인하는 미미한 수준이다. 은행연합회가 15일 공시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COFIX는 2.54%로 전월 대비 0.09%포인트 낮아졌다. 2022년 6월 이후 최저치다. 하지만 상당수 은행이 기본금리를 낮추는 대신 가산금리를 올려 변동형 주담대 실질 금리는 0.05%포인트 안팎만 내렸다.
여기에 최근 SGI서울보증 전산 장애는 '보증 없는 대출' 혼란을 야기했다. 전세·주담대 보증을 담당하는 SGI서울보증은 14일 랜섬웨어 공격으로 전산 시스템이 마비됐다가 17일 오후 나흘 만에 복구됐다. 이에 따라 차질을 빚었던 시중은행의 신규 전세대출 등 보증 상품의 업무도 정상화됐다. 장애 기간 선대출·후보증 방식으로 처리돼 보증서 발급 지연에 따른 피해 점검과 보상 절차가 남아 있다.
하반기 대출길은 더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3분기 가계 주택대출 태도지수는 ?31로 전 분기(?11)보다 크게 악화됐다. 지수가 마이너스로 내려갈수록 심사 강화를 뜻한다.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 대책과 총량 규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강도 높은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실제 대출 실행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권이 보수적 영업을 이어갈 경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수요는 더 큰 장벽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맞춰 하반기 대출 총량 관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대출 규제가 강화된 만큼 대출 금리 인하나 가계 대출 확대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