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 2분기 실적 기대감…신약 개발·기술 수출 효과더팩트 기사제공: 2025-07-17 13:54:01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올 2분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올해 2분기에도 실적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고금리와 약가 인하 등 대내외 악재로 위축됐던 업계는 올 들어 신약의 해외 진출, 기술이전 수익, 위탁생산(CDMO) 수주 확대 등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했거나 기술수출 중심의 전략을 펼치는 기업들이 두드러진 실적을 내고 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5944억원, 영업이익 4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5%, 135.1% 증가한 수치다. 반기 기준 매출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적의 핵심은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공동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다. 얀센의 모회사인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렉라자와 EGFR-MET 이중 억제제인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글로벌 매출은 약 1억7900만 달러(약 2483억원)에 달했다. 렉라자는 일본 시장에서 병용요법으로 판매를 시작하며 약 200억 규모의 기술료(마일스톤)를 수령했다. 자회사 유한화학도 길리어드에 HIV 예방주사제 원료를 공급하며 수출 실적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2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9945억원, 영업이익 246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7%, 239.6% 증가한 수치다.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인 '유플라이마'(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레미케이드 피하주사제, 미국 제품명 짐펜트라)의 매출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매출 1조3536억원, 영업이익 43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설비 투자 영향으로 1%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5만 리터 규모의 5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단기 수익성은 주춤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최대 생산 능력을 확보한 만큼 실적 확대 여지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상반기 누적 수주 계약 규모는 3조2000억원에 달하며, 글로벌 톱20 제약사 중 17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현재 수주잔고는 약 82억 달러 규모다.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했거나 기술수출 중심의 전략을 펼치는 기업들의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내 매출이 견조하게 늘며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712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7.8%, 4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중추신경계(CNS) 질환을 타깃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 발표도 예고돼 있어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

GC녹십자의 2분기 실적은 매출 4601억원, 영업이익 22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2%, 25.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승인받은 면역질환 치료제 '알리글로'의 판매 확대와 독감백신 수출 호조가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이다. 여기에 혈액제제 단가 인상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수출 확대 덕분에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2분기 매출은 3823억원, 영업이익은 472억원으로 각각 6%, 11.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치료제 '이나보글리플로진'의 후속 임상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과 종근당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중국 법인 실적 부진에도 국내 사업이 선전하며 전체 매출이 소폭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내 국산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품목허가 신청이 예정돼 있어 하반기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종근당은 최근 스위스 노바티스에 심혈관계 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해 약 70억원 규모의 첫 마일스톤 수익을 확보했다. 다만,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의 특허 만료와 일부 공동판매 제품의 계약 종료로 인해 영업이익은 다소 압박을 받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올릭스 등 기술수출 기반의 중소 바이오기업들도 글로벌 제약사들과 수백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GSK, 한소제약 등과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확보한 선급금과 마일스톤 수익이 재무구조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 성과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R&D 중심 기업들의 실적 반등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