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 및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정유석 금감원 노조위원장, 곽인환 노조 부위원장은 11일 '금융소비자보호에 역행하는 금소원 신설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배포했다.
노조는 "금감원 노조는 금감원에서 금소처를 별도 기구로 분리하는 방안에 적극 반대한다"며 "금감원 내 금소처를 두는 현행 체계는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금소처 분리 논의와 과거 금융소비자 피해 발생 간에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부실 저축은행 사태, 사모펀드 환매 중단 및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등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정책과 감독 업무가 한 기관 내에 섞인 구조적 문제 때문이지 금소처 분리와는 관계없다는 것이다.
노조는 "현행 감독 체계에서 금소처의 '기능적 독립성'을 확립하고 실질적인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금융 소비자 보호를 한층 향상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현행 감독체계가 홍콩 ELS 사태 당시 96% 이상의 피해 구제 합의율을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현행 통합 감독체계의 위기 대응 능력이 우수한 만큼 금소처를 분리해 위기 대응력과 책임성을 약화할 소지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가 금소처를 금감원에서 떼어 내 금소원을 신설할 경우 금소원에 검사권을 부여할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소원에 검사권을 주면 금감원 내 은행·보험·중소금융·금융투자·공시국 내 검사국과 업무와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금소처를 분리하면 감독 인적 자원 분산, 행정 비용 증가, 업무 중복, 책임 회피 등 조직 쪼개기의 전형적 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영국도 2012년 감독기구를 분리한 뒤 중복 규제, 감독 사각지대 발생, 금융 혁신 저해 등이 발생해 영국 의회가 이를 반성했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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