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기술 개발사업 예타 통과…맏형격 포스코 성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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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파이넥스3공장'. 궁극적으로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드는 '하이렉스' 공법의 전 단계 기술을 활용해 철강재를 생산한다. /포스코그룹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 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철강업계의 맏형 포스코가 주어진 시간 동안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3일 포스코의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사장 직속 수소환원제철 사업 총괄조직인 하이렉스(HyREX)추진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광양제철소 산하 전기로사업추진반과 함께 탄소저감 철강 생산 체제 전환을 준비하는 조직이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탈탄소 기조가 이어지자,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전 회장 시절부터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꿈꿨다. 장인화 회장 시대가 열린 현재는 실증기술 개발사업 통과로 현실화를 위한 동력이 확보된 모양새다.
포스코 고유 기술인 하이렉스 공법은 지난해 1월 국가전략기술로 선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하이렉스 기술로 가는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로드맵 중간 단계라고 볼 수 있는 파이넥스(FINEX) 실증사업을 기획했다.
하이렉스는 파이넥스 공정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방식이다. 여러 개 반응기가 계단식으로 배열된 구조인 유동환원로에 수소 25%를 사용하는 것이 파이넥스 공법이라면, 100%를 사용하는 것이 하이렉스 공법이다.
해외 철강사가 적용하는 샤프트환원로 방식과 달리 하이렉스는 철광석 분광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원료 확보가 쉽고, 생산원가가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설비 기술 측면으로 볼 때 온도 제어에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해 9월 산업부로부터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 개발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받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같은 해 11월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고, 지난달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켰다. 2026~2030년 5년간 국비 3088억원 등 총사업비 8146억원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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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7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그룹기술전략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포스코그룹 |
포스코는 지난 2021년 포항제철소 건립 용지(41만평 규모) 조성을 위한 인허가에 나섰고, 이듬해 파이넥스 설비 설계 경험이 있는 프라이메탈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하이렉스 데모플랜트 주요 설비를 공동 설계해 포항제철소에 연산 30만톤 데모플랜트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데모플랜트가 필요한 이유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에 들어가는 초기 투자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하이렉스와 설비 전환에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고 장기간 검증이 필요하다. 포스코 HyREX추진반은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와 데모플랜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는 철강 사업에서 포스코 명운을 가를 중요한 요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탈탄소 기조 속 점차 완성차와 조선 등 고객사가 RE100(재생에너지 100%) 제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5년이라는 주어진 기간 현대제철 등과 함께 실증기술 개발에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장 회장 체제 이후 '2 코어(core) + 뉴 엔진(New Engine)'이라는 사업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철강과 이차전지소재사업이라는 2개 중심 사업과 인프라·신사업이라는 미래 동력 사업에 힘을 싣는 구조다.
2 코어도, 뉴 엔진도 모두 놓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소환원제철 성공 여부는 장 회장의 경영 및 추후 임기 연장 여부를 평가하는 주요 항목으로 꼽힌다. 이차전지소재 사업 투자 강화와 인프라·신사업 발굴 등과 함께 포스코그룹 미래가 달렸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현대제철을 비롯해 중견, 소기업들과도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내화물회사로서 포스코 고온 설비에 사용되는 내화재를 공급하는 조선내화는 하이렉스 수소환원제철에 적용할 수 있는 내화물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사내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상태다.
5년 뒤 기술적 성과가 나타나도 경제성까지 고민해야 한다. 제철소 전체 전력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고,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수소 공급망 구축도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2050년 3847만톤 수소환원제철 생산에 약 350만톤의 수소가 필요하다고 본다.
일각에선 정부와 국회도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예비타당성 조사에 통과했다"며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실증기술 개발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려면 정부와 국회 등도 예산 편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