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손상 1위는 '도로 물체 접촉'…돌출물·방지턱 주의 필요더팩트 기사제공: 2025-07-02 14:00:02

삼성화재 교통안전연구소가 전기차 배터리 손상사고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도로상 낙하물로 인해 차량 하부 배터리가 손상된 모습. /삼성화재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 손상사고는 도로에 있는 돌출물이나 낙하물, 과속방지턱과 같은 물체 접촉과 충돌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차종은 배터리가 외부에 장착되는 화물차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차고가 상대적으로 낮은 세단형 전기차의 배터리 손상 비중도 높았다.

삼성화재 교통안전연구소는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 손상 사고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자료는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기차 배터리 손상사고 405건의 사고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배터리 손상은 차량끼리 충돌하는 차대 차 사고(8.6%, 35건)보다는 차량단독 사고(91.4%, 370건)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차량단독 사고 내에서 세부유형을 살펴보면, 다른 물체와의 접촉·충돌이 약 91%로 가장 많았고, 이외 자연재해·화재, 도로이탈 등에 의해 발생했다.

충돌한 물체의 종류로는 도로상 돌출물·낙하물 42%, 방지턱·연석·경계석 24%, 맨홀·배수구 덮개 11% 순으로 차지했다. 도로상 돌출물·낙하물 중에서는 돌멩이(143건 중 44건, 30.8%)가 가장 많았다.

사고 접수는 1주일 이상 경과 후 접수하는 비율이 전체 사고의 23.7%를 차지했다. 차대 차 충돌사고는 대부분 사고발생 즉시 배터리 손상이 확인된 반면, 차량단독 사고의 경우 손상을 인지하지 못하다 문제 발생 이후 뒤늦게 알게 된다. 단독 사고 비율이 높기에, 배터리 손상도 뒤늦게 확인해 사고 접수도 늦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된 손상으로는 외관 파손으로 밀폐 상태가 훼손되고 배터리 내부 수분유입·습기 발생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고접수가 가장 많은 차종은 화물차(59.5%)로서 전체 사고차량의 절반 이상 차지했다. 뒤이어 승용전기차(40.3%), 승합전기차(0.3%) 등이다.

화물차 비중이 높은 것은 배터리가 차량 외부에 노출돼 있어 상대적으로 돌출물 등에 더 많이 노출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 화물차 '포터Ⅱ 일렉트릭'과 '봉고Ⅲ EV'는 배터리가 차량 적재함 하단 외부에 장착돼 있다.

승용전기차가 승합전기차 대비 배터리 손상이 많은 것은 차고(차량 높이)가 낮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승용차(세단)는 포장도로에서의 고속주행을 위해 차체가 낮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은 비포장도로에서의 주행도 감안해 차고가 높다. 전기차는 무게중심과 공간확보 문제로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배치한다.

사고접수가 가장 많은 시기는 여름철로서 전체 사고의 약 30% 점유했다. 이어 가을(28.9%), 겨울(22.7%), 봄(18.4%) 순이었다. 배터리 손상 이후 수분유입이 주요 고장원인임을 감안하면 여름철 강우량과 습도 증가, 실내외 기온차 등에 의해 고장 확률이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박원필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른 계절 대비 여름철에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 고장이 접수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전기차 운전자들은 본격적인 여름철에 대비하여 주행 중 배터리 부위에 큰 충격을 감지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차량점검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점검 비용이 부담되는 경우, 각 자동차 제작사들이 제공하는 무상점검서비스를 활용하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서 "손상이 발생했다고 고전압 배터리를 모두 교환할 필요는 없으며, 차종별로 일부 차이는 있지만 조기에 발견할수록 손상 범위와 정도에 따라 손상된 부속품만 부분적으로도 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