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최근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위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발(發) 인플레이션이 재확산될 위험도 커졌다는 진단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BIS 사무총장은 '2025 경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우리는 소프트 랜딩을 계획하고 있었고 모든 것이 순조로웠지만, 갑작스러운 관세 위협과 함께 시장은 높은 변동성에 빠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물가 목표 2%에 도달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는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성장 전망은 약화되고 소비자물가 안정·국가 재정·금융 시스템 관련 위험은 커졌다는 내용을 담았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은 신뢰를 유지하고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핵심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어려운 환경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경기 둔화와 동시에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데, 이는 중앙은행들에 가장 대응이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짚었다.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은 "일단 가격이 크게 오르면, 다음에는 모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며 "이번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례 없는 수준의 국가부채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경우 국채 이자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4% 수준에 도달한 바 있다.
다만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의장을 비난한 것에 대해 질문을 받자 즉답을 피했다.
그는 "특정 시점에선 (정부와 중앙은행 간) 마찰이 있을 것이라는 건 예상 가능하다"며 "거의 그렇게 설계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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