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경제사령탑 구윤철…세법개정·예산안 등 과제 산적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6-30 10:35:48

이재명 대통령이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배경에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적임자라 해석이 지배적이다.
구 후보자가 예산과 정책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인 만큼, 두 달간의 경제 수장 공백을 메우고 민생경제 회복정책 수립을 빠르게 이끌 것이라는 평가다.

신임 부총리가 당장 마주한 과제로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수립이 꼽힌다.
이재명 정부의 첫 경제정책 방향은 민생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지난 정부가 추진한 긴축 재정을 재검토해 확장재정 기조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의 윤곽은 현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국정과제 수립 시기에 달렸다.
통상 6월 말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이 새 정부 출범으로 지연되면서 국정과제 수립과 연계해 오는 7~8월로 발표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구 후보자가 경제수장을 맡게 되면 이번 경제정책 방향은 민생안정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그는 지난 29일 기재부 장관 임명 직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누적된 고물가로 민생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생활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세법개정안 수립 일정도 촉박하다.
정부는 통상 매년 7월 말 세제개편안을 발표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했다.
기재부는 국회 제출에 앞서 당장 8월 초까지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세제개편 최종안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세제개편안 역시 새 정부 국정과제와 연계된 만큼 국정기획위원회 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구 후보자는 우선 증세보다 성장을 통한 세입 기반 확대를 선호하고 있다.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확대, 생산성 향상 관련 투자세액공제 등 기업 중심의 조세 지원이 담길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는 "초혁신경제를 통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돈을 벌고, 세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나 복지로 연결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 수립도 과제다.
예산안은 9월 초까지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보다 앞서 오는 7월 말~8월 초 '국가재정전략회의'를 개최해 중기 재정 운용 방향을 설정한다.
이재명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 발표 당시 '재정 준칙 법제화 재검토'를 공식화하면서 올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확장적 재정 운용의 정당성과 구조 정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 후보자는 확장 및 긴축의 이분법 보다 예산의 성과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
그는 "돈을 써서 산업을 키우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써야 하고, 불필요한 지출은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인공지능(AI) 기반 경제 대전환을 위한 정책과 예산의 통합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구 후보자는 그동안 AI 기반 성장전략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그는 부총리 임명 즉시 AI 관련 정책을 본격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도 최근 국정기획위원회에 저출생·고령화, 총요소생산성 하락 문제를 AI에서 해법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격적인 기재부 조직개편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기재부의 예산기능을 분리하고 금융정책 기능은 금융위와 통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구 후보자 역시 자신의 저서에서 정책과 예산이 함께 움직이던 경제기획원 모델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구 후보자는 전날 "아직은 조직 개편에 대해 내부 파악이 끝나지 않았다.
추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